퇴사한다는 직원들 안 잡는 이유

슬직생 꿀팁 11... 상사 편(11)

by 이리천


"부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도대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럴까. 겁부터 났습니다. 그런 경우 대부분 사정이 생겨 회사를 그만두겠다거나, 인사 불만이 있다는 얘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잠깐 시간 되실까요"라는 말을 들으면 핑계 대고 자리를 피하고 싶었습니다. 회사 대표가 되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런 불안감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직원들의 면담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응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됐을까요.


그건 아마 퇴사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한 직원이 그러더군요. 대표님, 그런 거 신경 쓰지 마세요. 회사 옮기는 거 대세예요. 회사가 나빠서 대표님 싫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 가만 들어보니 그런 것 같았습니다. 신의 직장이라고 하는 네** S전자도 이직률이 10%에 육박한다고 하잖아요. 하물며 필자가 맡고 있는 회사라면 더 말할 것도 없지요.


그때부터 퇴사나 이직하는 직원들에게 연연하지 않게 됐습니다. 필자 힘으로 되돌릴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대신,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불평불만 없이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만들어주자,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고 나서 더 소통하고, 더 너그러워졌습니다. 맘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일도 잘 되고, 이직률도 확 떨어졌습니다.


지금은 편안합니다. 대표님, 잠깐 시간 되세요,라고 물어와도 전처럼 긴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찾아오는 직원들이 그렇게 이뻐 보일 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신입 직원들은 회사 경영자들이 부하 직원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도 그렇게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윗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직원이 누구일까요”라고 물으면 열이면 열, 대개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 아닌가요”, “뭐든 알아서 척척 하는 직원요.”


물론 일 잘하는 직원이 좋습니다. 이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예쁜 사람이 있습니다.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자주 말을 걸어주는 직원입니다. 그렇게 얘기하면 다들 의심스러워합니다. 설마~라고 반문합니다. 사장이 인격 관리하려고, 멘트를 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입 직원들이 모르는, 아니 간과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상사들도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상사들은 직원들과 다른 전장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매일 위아래에서 치받는 걸 방어해야 합니다. 그들은 물질적 보상보다 공감과 위로, 따뜻한 말 한마디에 감동합니다. 먼저 말을 걸어주고, 가까이 와주는 부하들에게 쉽게 마음을 엽니다. 못 믿겠다고요? 당신 아버지나 삼촌, 가까운 선배들에게 물어보세요. 어떤 부하가 제일 예쁜지.


게다가 요즘은 상향 평가 시대입니다. ‘하향 평가’뿐만 아니라, 직원이 상사를 평가하는 ‘상향 평가’가 더 중요합니다. 과거엔 상사 말만 잘 들으면 됐지만, 이제는 부하 직원과 얼마나 소통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윗사람 입장에서는 밑에서 고민을 털어놓거나, 불만을 이야기해 주는 직원이 반갑습니다. 그래야 조직의 문제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고,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상사가 무뚝뚝하고 어렵다고요?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요? 지금 당장 가서 면담을 신청해 보세요. 부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잠깐 시간 되세요. 바짝 긴장하던 부장 얼굴이, 당신이 그저 궁금한 걸 물어보기 위해, 도움을 받기 위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얼마나 극적으로 변하는지, 얼마나 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을 짓는 얼굴로 변하는 지를 코앞에서 직관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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