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38... 상사 편(38)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였습니다. 입만 열면 노골적으로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선배가 있었습니다. 이런 식이었죠. "이번 신입들을 보니, OO대학 출신도 있더라고. 대학교라면 SKY 정도는 나와야 하는 거 아냐?" "내가 미국 콜럼비아에서 유학할 때는 말이야…"
그분은 점심과 저녁도 같은 대학 동문들과 함께 먹고, 거래처에서도 같은 대학 출신들 위주로 접촉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인사철마다 자기들끼리 뭉치고, 명절 때도 서로 선물 보내며 네트워크를 과시했죠. 지금 생각해도 정도가 과한 ‘끼리끼리 문화’의 핵심인물이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분 끝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대학 출신들이 잘 나갈 때는 승승장구하며 사장 코스를 밟았습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사장 라인이 바뀌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그런 '끼리끼리 문화'가 만연했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으로 계파를 만들어 서로 치고받고 싸움이 전쟁을 방불케 했습니다. 같은 편이면 “우리가 남이가"라며 서로 실수는 덮어주고, 성과는 부풀려주는 식으로 상부상조합니다. 모두가 형, 동생 하며 남들 보든 말든 끼리끼리 모여 술 마시고 골프를 칩니다. 심지어는 자기들끼리 모여 회사 인사안을 짜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형님이 사장하셔야죠!", "아, 그래. 그럼 당신이 나 좀 도와줘야겠어. 이번에 영업본부장 맡아." 이런 식입니다.
오래된 일도 아닙니다. 아마 지금도 그런 식으로 굴러가는 회사가 많을 겁니다. 이런 끼리끼리 문화는 장단점이 분명합니다. 그런 그룹 안에 들어간 사람에게는 기회가 보장됩니다. 선후배만 잘 챙기면 실적보다 더 나은 보상을 받을 수 있죠. 그러나 그런 서클에 끼지 못한 사람들은 찬밥 신세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를 잡기 어렵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들끼리 또 다른 그룹을 만들게 되고, 그때부터는 계파 싸움이 시작됩니다. 실력보다는 '누구 라인'인지를 먼저 보게 되죠. 그런 회사는 미래가 없습니다. 지금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자가 몸담았던 회사도 한때 계파 싸움이 심각했습니다. 너무 심해서 신입 직원들조차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계파가 사라졌고, 학벌이나 지연을 따지지 않습니다. 오로지 실력만 있으면 임원도 되고 사장도 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변화입니다. 하지만 그런 변화는 그냥 오지 않습니다. 각고의 노력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했습니다.
개혁은 희생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희생은 리더가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나는 되고, 너희들은 안 돼"라고 하는 순간, 모든 개혁은 헛된 구호(공염불)가 되고 맙니다. '나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수족을 잘라내는 아픔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런 희생이 있어야만 개혁이 비로소 정당성을 갖게 됩니다. 만고의 진리입니다.
모든 정치인들이 개혁을 이야기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그 개혁이 성공할지 아닐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리더가 스스로 희생하는지를 보면 됩니다. 입으로만 개혁을 외치고, '너희들부터 개혁하라'라고 한다면 더 이상 볼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회사 단체 나라든 '끼리끼리 문화'가 자리 잡으면 끝장입니다. 서로 싸우다 모두가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런 과거를 청산하려면 리더의 단호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그동안 자신을 보필했던 사람들도 과감히 내쳐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결단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결단하면 당장은 피를 보겠지만 결국 건강해집니다. 앞으로 5년 10년이 보장됩니다. 정치든 기업이든 가정이든 세상사 같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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