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37... 상사 편(37)
세 종류의 직장인이 있습니다. 발로 뛰며 알아서 일하는 분과 입으로 일하는 놈, 그리고 그냥 출근하는 사람이죠. 주위를 둘러보지 않아도 누가 어떤 부류인지 자연스럽게 떠오르실 겁니다. 여기서 '그냥 출근하는 사람'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당신의 직장생활에 별 변수가 아니니까요.
문제는 당신이 발로 뛰는 스타일인데, 주위에 입으로만 일하는 상사나 동료가 있을 때입니다. 열심히 발로 뛰어서 하나씩 정리해 놓으면, 후자는 아무렇지 않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OO 씨, 저번에 부장님 얘기한 거 해결됐어요? 어때요? 그거 공유 좀 해줄 수 있어요?" 그것도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묻습니다.
그래도 질문 내용이 난도가 있는 일이라면, 상대가 버거워할 만한 내용이라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손가락 한 번만 까딱하면 될 일도 물어봅니다. "OO 씨, 지난번 회사 게시판에 떴던 보안 관련 공지사항 내용이 뭐였지요?"
이른바 '핑프족', 즉 핑거 프리(Finger Free) 족입니다. 손가락 하나 놀리지 않고 입으로만 일하는 부류를 뜻하죠. '핑거 프린세스족'이라고도 합니다. 어쨌든 좋지 않은 별명입니다. 게으름과 얄미움의 상징이죠.
문제는 직장에 이런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사무실에 꼭 한 두 명은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켜고 네이버나 구글, 아니면 AI에 한 번만 물어보면 될 것을 그것조차 귀찮아 주위 사람에게 물어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렇게 묻죠.
그런 사람들은 골프 치러 가서도 똑같습니다. 캐디가 거리와 바람 방향 등을 얘기해 줘도 건성으로 듣고, 묻고 또 묻습니다. 말 그대로 민폐입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을 보면 악의가 있어 그러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 습관입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사는데 별문제가 없었으니 습관으로 굳어진 것이죠. 제가 생각하는 세 가지 대응법을 말씀드립니다.
그냥 못 들은 척하는 겁니다. 상사든 동료든 습관적으로 건성건성 질문하는 사람에게는 이 방법이 특효약일 수 있습니다. 그런 건성 질문을 두 번, 세 번 되묻는 건 사실 묻는 사람 입장에서도 더 머쓱한 일이거든요.
그런데 대놓고 무시하기는 좀 그렇다?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에둘러서 신사적으로 쫑크를 주는 방법. "제가 그거 문서로 정리해 뒀는데 혹시 못 보셨을까요?" "아, 그거 찾느라고 제가 고생을 좀 했거든요." 이런 식으로 답은 해주되 '묻지 말고 좀 찾아보라'라는 메시지를 깔면 상대방은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약발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그런 쫑크에 둔감합니다. 그럴 수 있으니 핑프족으로 살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신사적인 방법이 안 먹힐때는 가끔 따끔하게 쏘아주는 것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주 짧은 단답으로 퉁명스럽게 대답하거나, "직접 한번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라고 작심하고 얘기해 보세요. 이런 식이면 상대방도 움찔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버릇을 고칠 순 없어도, 일단 당신에게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어쨌거나 동료나 후배라면 어떤 선택이든 괜찮겠지만, 상사라면 대응할 때 좀 더 신중해야 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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