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89... 후배 편(39)
미국에서 살면서 놀란 것 중 하나가 '공사 속도'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몇 달이면 후다닥 끝날 일을 1년 아니 2년 넘게 질질 끄는 겁니다. 일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모를 정도로 느긋합니다. 그런데 공사가 끝나면 하자가 없습니다. 백 년 넘은 건물이 즐비하지만 무너지거나 하는 재앙은 없습니다.
한국은 다릅니다. 속도전입니다. 뭐든지 빨리빨리입니다. 웬만한 건물, 눈 깜짝할 사이 올립니다. 그리고 물렁 순살**, 흔들** 소리 나옵니다. 한마디로 불안합니다. 어디 건설 뿐인가요. 그렇게 산업화도 민주화도 속도전으로 이뤄냈습니다. 당연 부작용이 많습니다. 잃은 것도 부지기수입니다. 개 중에는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가치, 예컨대 가족중심 사회 같은 것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직원들에게 서두르지 말라고 합니다. 항상 먼저 왜 그 일을 하는지 설명하고, 당장 할 게 아니니 천천히 준비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리고 재차 당부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서둘러서 일하는 경우가 없게 하자고. 미리미리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하는 조직을 만들자고.
오랫동안 일하면서 배운 한 가지는 ‘절대’ 서두르지 말자는 겁니다. 서두르면 항상 문제가 생깁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수많은 사회 문제만큼이나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만이라도 '빨리 빨리'문화를 없애자고 해도 잘 안 됩니다. 급발진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일에 몰두해 주위를 살피지 못하고 자기 욕심대로 속도를 내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그게 습관이 돼서 그럴수도, 일 욕심이 생겨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제 그런 식으로 일하면 안 되는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일자리에서도 빨리 빨리 문화를 일소해야 합니다. 여유를 가지고, 한 발짝 물러서서, 반 박자 느리게 일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 박자 늦게 일한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닙니다.
빨리 일하는 거 칭찬하지 마세요. 대신 기한을 좀 어기더라도, 꼼꼼히 실수 없게 부작용 없게 일을 챙기는 후배를 칭찬해 주세요. 그래야 후배들도 살고, 조직도 살 수 있습니다.
정치권도 반성해야 합니다. 뭐가 그렇게 급합니까. 옳은 일이라면 시간을 갖고 절차와 규정을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인내할 줄 알아야 합니다. 좌도 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빨리 빨리' 정치가 나라를 좀 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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