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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천 Jan 09. 2022

이사때 '층간소음' 체크 포인트 5가지

조용한 주거생활 위해 번거롭더라도 이것은 꼭 확인해야

     

이사하실 때 층간소음 없는 아파트를 고르느라 고생이 많으실 겁니다. 누가 중간에서 '층간소음 프리' 보증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일일이 발품을 팔 수밖에 없습니다. 층간소음 없는 조용한 아파트를 고르는데 참고가 될 만한 체크 포인트를 정리해봤습니다.      


기둥식인지 벽식인지 확인하기


 우선 아파트 구조가 라멘식인지, 무량판식인지, 벽식인지 체크해야 합니다. 라멘(Rahmen)은 독일어로 '액자틀‘이란 뜻입니다. 기둥 위에 액자틀 형태의 보(상량)를 얹어 접착시킨 후 그 위에 슬래브(바닥)를 얹은 구조입니다. 기둥과 보가 바닥 충격을 흡수해 층간소음 저감 효과가 좋습니다. 기둥식이지만 보(액자틀)를 빼고 바로 슬래브를 얹은 게 무량판식, 기둥 대신 벽으로 바닥 하중을 지탱하게 만든 게 벽식입니다.


 층간소음은 '라멘식 〉 무량판식〉 벽식' 순으로 적게 발생합니다. 값 비싼 도심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라멘식으로 많이 짓습니다. 1980년대 이전이나, 최근 지은 아파트 중에도 라멘 식이 있습니다. 라멘 식이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시공 기간도 길기 때문에 많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전국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구조형식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 사이에 준공된 민간 아파트의 99.9%, 공공 아파트의 96.8%가 벽식 구조로 지어졌습니다.


 

     

2015년 이후 준공한 아파트인지 확인하기


 값비싼 라멘식 아파트를 고를 처지가 아니어서 벽식 아파트로 이사 갈 수밖에 없다면 2015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를 찾는 게 나을 듯합니다. 왜 그럴까요.       


 2005년 7월 이전에는 층간소음에 관한 특별한 기준이나 규제가 없었습니다. 건설사들은 바닥(콘크리트 슬래브) 두께를 120~180㎜ 이상으로만 맞추면 됐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화되면서 처음으로 바닥 충격음 기준이 만들어집니다. 2003년 만들어져, 2005년 7월부터 적용된 게 현재의 기준(경량 충격은 58 데시벨, 중량 충격은 50 데시벨 이하)입니다. 그런데 이때까지만해도 건설사들은 바닥 두께나 충격음 기준 중 하나만 충족시키면 사업계획을 승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2013년 층간소음과 관련한 끔찍한 사건 사고가 다수 발생합니다. 그 해 설 연휴에 서울 면목동에서 층간소음으로 형제 살해 사건이 있었고, 5월엔 부천에서 70대 노인이 층간소음으로 아래층에 불을 지르고 도끼를 휘둘러 두 명을 죽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전 국민의 층간소음의 끔찍한 비극에 몸서리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부는 부랴부랴 다시 대책을 만듭니다. 2014년 5월 바닥 두께 기준이 150~210㎜로 올라갔습니다. 또  바닥두께 기준과 바닥 충격음 기준을 동시 충족시켜야 사업 승인을 내주는 형태로 기준이 바뀝니다.  따라서 2014년 5월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아파트, 즉 2015년 이후 준공(또는 입주)한 아파트가 그 이전보다 층간소음이 덜 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그렇게 했는데도 신축 아파트 절반 이상이 아직도 바닥 충격음 기준을 맞추지 않은 상태로 준공된다는 사실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올해 7월부터는 아파트를 다 지은 후에 바닥 충격음 테스트를 통과한 아파트만 준공 승인해주는 '사후 승인제'가 시행된다고 하네요.  층간소음을 줄이는데 실질적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직접 이사 갈 집에서 확인해 보기


 층간소음에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아파트를 고르셨더라도 직접 현장에서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집을 구매한다면 살고자 하는 집을 방문하여 거실이나 방 가운데서 두 번 정도 뒤꿈치를 찧어 보세요.


  만약 바닥이 떨리거나 빈 것 같이 울리는 소리가 난다면 소음에 취약할 가능성 큽니다. 또 번거롭더라도 저녁에 방문해 주변에 시끄러운 소음이 없는지 한 번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아울러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과 직원들, 또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가 층간소음 민원 현황을 체크해 볼 것도 권고합니다.     


④단지내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설치 여부


 단지 내에 층간소음관리위원회가 있는지 여부도 체크할 포인트입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는 층간 소음 분쟁을 맡는 아파트 자치기구로, 관리사무소장과 아파트 입주자 등 3~5명으로 구성됩니다. 서울시를 비롯한 11개 시·도는 이를 의무화했습니다. 대상은 3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승강기가 있거나 중앙난방을 할 경우 150가구 이상)입니다.

 

 아무래도 그런 조직이 있다는 자체가 단지 전체적으로 층간소음 민원이 많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조직이 잘 굴러간다면 소음이 있더라도 자율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니 마음 놓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로 아직 층간소음관리위원회가 만들어지지 아파트 단지가 태반입니다. 서울시의 경우 2258개 단지중 1218곳(54%)만 위원회를 만들었다는군요. 다들 위원회가 층간소음을 해결해줬으면 하지만, 스스로 나서 골치 아픈 일에 얽히고 싶지 않은 거지요.


⑤분양아파트는 바닥 충격음 확인하기     


 아파트를 분양받는 경우라면 이것저것 사전에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겠습니다. 시공사들은 ‘층간소음 완전 해결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 특화 아파트’ 등 문제가 전혀 없는 것처럼 광고합니다.


 우선 용어에 현혹돼선 안됩니다. 층간 소음과 바닥 충격음은 엄연히 다릅니다. 층간소음은 주민이 피부로 느끼는 주관적인 것이고, 바닥 충격음은 객관적인 지표입니다. 따라서 객관적 지표인 바닥 충격음이 얼마나 되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또 기준도 잘 봐야합니다. 현재 바닥 충격음 기준은 경량 충격은 58 데시벨, 중량 충격은 50 데시벨 이하입니다. 건설사들은 경량, 중량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우수한 쪽을 골라 소개하거나 '층간소음 1등급 아파트'처럼 애매하게 광고합니다.


 이중 중요한게 중량 충격음 등급입니다. 경량 충격음은 작은 물건이 떨어지거나 의자 끄는 소리 등 고음역대 소음으로 충격이 작고 지속 시간이 짧습니다. 문제는 발 망치 소리나 아이들 뛰는 소리 등 중량 충격, 즉 저음이면서 충격이 크고 지속 시간이 긴 소음입니다. 이게 50 데시벨 밑으로 나오는 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 분양 홍보물이 있다면 다 챙겨놓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소송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분양 후 발생하는 민원에 대해 상담해 주는지, 소음 저감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등의 민원처리 여부도 확인해 두는 게 좋습니다.



층간소음 없는 아파트 이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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