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게 아니라 신중한 거라니까요
말을 고르는데 신중한 사람이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고 오해가 없을만한 구간과 방향을 고려하는 편이며,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에 후회하지 않을 것인지, 의미하는 단어를 고민해서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같은 내용을 말할지라도 단어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의미와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가급적 내 마음을 잘 담을 수 있는, 잘 담겨 있는 것으로 말을 정확하게 꺼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려고 하다 보니 반응이 늦어지고, 성질이 급한 사람에게는 답답한 사람으로 비치게 마련이다.
실제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에
반응을 보이거나 의사 표현을 해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가 깔려 있는 게 문제가 되는 경우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나의 감정을 정확하게 감정하고, 이해하고 난 후 그 결론에 부합하는 단어들을 잘 골라서 표현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기 때문에,
그 생각을 하다가 반응 시간의 허용 가능한 납기가 지나버리고
적시에 피드백이나 대응을 할 기회 자체를 놓쳐서 결국
"이 말을 이야기해야겠군"
이라고 결정한 시간에는 이미 상황이 끝났다고 느껴지고
본의 아니게 방관자나 무시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아니 뭐 오해받는 경우.. (결과론적으로는 그게 맞는 경우가 많지만,) 뭐 그래서 꽤 곤란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생각을 골똘히 하다 보니 상대방에, 상대방이 원하는 반응을 적시에 못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긴 하지만 더 미스인 포인트는, 늦게나마 제대로 반응을 했으면 모르지만 생각 끝에 상대방은 잘 알아채지 못해 하거나 모르는 작은 움직임이나 추임새에 많은 의미를 담아 표현 비스름 한 걸 하고는,
자신은 충분히 표현을 했다고 착각하거나,
그에 대해 아예 생각만 하다가 에너지를 다 써 버려서 아예 생각만 잔뜩 한 이후에
이미 대답을 했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곤란하다.
그래서 그러니, 답답한 사람이 있을 때,
그들이 ' 아, 이런 고민을 해서 그렇구나_라고 인정해 주면 좋겠다'라는
약간은 편리하고, 이기적인 바람을 적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