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윈블루 Dec 19. 2021

내 껍데기도 사랑해주세요.

Surfaces and Essences, 내면만큼 내 껍데기도 소중해요.

#1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저리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아니 더 파고 싶지 않다.

추악한 내 내면의 모습과 마주할 것 같아서.


그럴 때가 있다.

규정할 수 없는 어떤 마음이 혹은 어떤 생각이 드는데 

그 생각에 근본 원인을 파고들면 내 자존감이 무너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순간 말이다.


#2

껍데기 속에 있는 진실을 바라보는 눈이 있었으면 좋겠어.

마치 흙 속에 감추어진 보배를 찾는 능력과 안목이 있듯이 말이야.

 아니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그 안목을 갖고 있다면 좋겠지만, 적어도 껍데기에만 휘둘리지 않는, 

중심이 잘 잡힌 사람이면 좋겠어.


#3.

 예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껍데기 또한 실체이며 

본질과는 다르지만 표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면화된 실체보다 본질에 더욱 큰 가치를 둘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면  

그건 아마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려나?


본질과 표면화된 실체는 함께 떨어뜨려 놓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 

애초에 그것을 이분법적인 사고로 나누어 보려고 한다는 시도 자체가 나의 욕심이지도 모르겠다.


 본질과 표면에 대한 청년 시절 고민을 지금 와서 새삼 다시 하게 되는 

약간은 서글픈 저녁.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