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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그녀 Nov 16. 2023

출산율 높이는 김대표의 바지런한 브이로그

※이 글에는 허구와 상상이 가득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공간이다 (출처: unsplash)


2028. 11. 15. 날씨: 쌀쌀함


어김없이 새벽 5시에 눈을 떴다. 서재 한편에 놓여 있는 다도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며칠 전 인터뷰한 조선미 교수님께서 주신 차를 마셔야겠다. 가을이 지나감에 따라 새벽의 어둠이 진하다.  이 고요함이 내 글에 주는 영감은 어마하기에 이 시간을 5년째 이어가고 있다. 새벽이 준 것은 글뿐 아니다. 그간의 삶의 변화는 이전에 꿈에서도 만나지 못한 것이었다. 나는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스무 명 남짓 되는 학생들의 선생님이었다. 늘 분주하게 지냈지만 내 안에는 훗날을 열망하는 씨앗을 품고 있었다. 5년 전 이맘때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글로 뿌옇게 느껴오던 내 길을 뚜렷하게 만들었다. 글은 책이 되었고, 책은 '리얼 라이프'라는 플랫폼이 되었다. 


인터뷰는 잘 나왔나? (출처: unsplash)


탁자 한 켠에 내일이면 매대에 오를 잡지가 보인다. 잡지 인터뷰는 잘 나왔는지 확인해야겠다. '리얼라이프 김대표, 가정과 교실을 연결하는 '부모교육 플랫폼' 사진도 글도 나쁘지 않다. 리얼 라이프를 위해 얼마나 많은 교육 전문가들을 만났는지, 자리 잡기 전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는지 굴곡진 사연을 수다 떨듯 털어낸 일주일 전 인터뷰가 떠오른다. 기자는 우리 플랫폼을 지인의 소개로 만났는데 그간 갈등이 심했던 부부사이가 많이 회복되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강의를 듣고 부부상담을 연결받았고 지금은 독서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우리는 출산율을 높인다"라는 모토로 마무리된 기사를 읽고 잡지를 덮는다. 성경과 기도로 시작해 글쓰기로 마무리하는 아침 루틴 끝에 해가 차오르는 게 보인다.


"굿모닝!" 차고에서 나온 남편의 얼굴에 생기가 가득하다. 집을 지으며 남편에게 꼭 주고 싶었던 공간이 연장 가득한 작업실 겸 차고(Garage)였다. 늘 뚝딱거리며 틈만 나면 만들고 고친다. 아침을 함께하며 오늘의 계획을 나눈다. 6학년 첫째는 늘 그렇듯 외계어 수준의 코딩 용어로 요즘 만들고 있는 친환경 시스템을 자랑하고, 4학년 둘째는 친구들과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에 대해 소개한다. 흥미와 관심에 따라 몰입하는 아이들을 보니 대견하다. 아무리 바빠도 서로의 생활을 나누는 이 아침이 무척 소중하다. 오늘도 정원 풀 뽑기와 물 주기를 빼먹으면 용돈을 주지 않겠노라 귀여운 협박을 던지고 출근을 준비한다. 어느덧 10기 부모교육이 열리는 날이기에 편안함을 주는 연보라색 깔끔한 투피스를 골라 입으며 준비된 강의를 웅얼웅얼 리허설해 본다. 


스웨덴에서의 한 달은 어떨까? (출처: unsplash)


"엄마! 이번 방학 때 스웨덴 맞죠? 며칠에 출발해요?" 그렇다. 이번엔 스웨덴이다. 아이들 어릴 적엔 속초, 정선 등 국내 도시에서 한 달 살기를 했었는데, 최근 몇 년은 핀란드, 미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 머물렀다. 한 달에 한 도시를 살아보는 것은 며칠 머무는 여행과 다르다. 이곳의 사람을 느끼고 나와 다름으로 겸손해지는 것이 참 좋다. 그간 우리나라와 다른 교육과 육아에 대한 문화를 머리와 가슴으로 담으며 많이 성장했다. 어제 매니저로부터 보고 받은 여행 준비 상황을 간단히 아이에게 말해준 뒤 집을 나섰다.



고즈넉한 들길을 지나 점점 차들이 많아지고 어느새 빌딩으로 가득 찬 강남이다. 늘 그렇듯 우리 건물 1층 북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받아 들고 사무실로 향한다. 엘리베이터보다 에스켤레이터를 선호하는 이유는 자연스럽게 전 층을 관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호에서 강의 중이구나! 3층 스터디룸에 독서 모임 중인가 보네! 상담 센터에 온 부부는 아이가 10살도 되지 않아 보이네' 이런저런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꼭대기층 사무실이다. 15쇄 발간, 출산율 관련 공로상 수상, 저녁 교수님 미팅 일정 등을 보고 받으니 온몸에 활력이 가득 찬 기분이다. 


결국 글이 삶을 바꿨다 (출처: unsplash)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와 가족과 차 한 잔을 하며 삶을 나눈다. 아이들에게 다른 것이 아닌 내 삶의 모습을 유산으로 남기겠다는 마음으로 산다. 엄마의 도전과 성공하는 과정이 아이들 평생의 강력한 자기 계발서가 되길! 늘 그렇듯 잠자리에 들기 전 책상에 앉는다. 서재 한 켠에 언제든 글을 쓸 수 있도록 준비된 책상이 있다. 글은 참 신기하다. 단순해 보이지만 복잡한 메커니즘을 통해 창조되는 과정, 하루의 시작과 끝을 글과 함께하면서 내 삶은 참 많이 변했다. 오늘 하루를 이 글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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