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챙기는 사람일수록 더 아플 수도 있을까.
직장 동료 한 명이 요즘 들어 자주 두통을 호소했다.
평소 누구보다 건강을 신경 쓰던 사람이었기에 더 의아했다. 자연스럽게 건강검진을 권유하게 되었고, 주변 동료들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한 짓궂은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몸에 좋은 건 다 먹으면서 왜 그래?”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의 책상 위에는 각종 영양제와 약들이 빼곡히 놓여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나는 뭐 다를 게 있을까 싶었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았다.
내 책상에도 영양제와 몸에 좋다는 물, 그리고 무심코 집어 먹는 사탕들이 놓여 있다.
우리는 모두 건강해지고 싶어서 무언가를 계속 더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쳤다.
혹시 우리는, 너무 많이 더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옛사람들은 지금처럼 풍족하게 먹지는 못했지만,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살았다.
반면 우리는 넘치도록 먹으면서도 움직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쩌면 문제는 부족함이 아니라, 과함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말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더하는 것보다, 불필요한 것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고.
그 말을 떠올리는 순간, 깨달았다.
건강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다는 것을.
무엇을 더 먹을지 고민하기 전에,
지금의 생활에서 무엇을 줄여야 할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
가만히 나를 돌아보니, 세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늦게 자는 습관.
하루를 끝내지 못한 채 흘려보내는 시간은 수면을 줄이고, 피곤한 아침을 만드는 원인이었다.
빨리 먹는 습관.
몸보다 마음이 더 바쁜 식사는 속 쓰림과 소화불량을 부르곤 했다.
그리고 사탕.
피곤할 때마다 무심코 손이 가는, 달콤한 위로.
이 작은 습관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부터, 하나씩 줄여보기로 했다.
요즘은 무엇이든 쉽게 얻을 수 있다.
좋다는 정보도, 건강을 위한 방법도 끝없이 쏟아진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더 채울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채우는 능력이 아니라, 비우는 용기인지도 모른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한 장면이 떠오른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던 신의 몸에 박힌 가시 하나를 빼내자, 그 안에서 엄청난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나 역시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몸에도 마음에도 이미 충분히 많은 것들이 쌓여 있을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들어오는 정보와 감정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지쳐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알아차렸다면, 이제 시작할 수 있으니까.
하나씩 덜어내면 된다.
조금씩 비워내면 된다.
건강은
무언가를 더하는 데서가 아니라,
덜어내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조용히 다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