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든 미국이든 아줌마들이 모이면 어쩔 수 없이 아이들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은 저출산이 큰 문제이라고 하던데 여기 미국 내 주변엔 다둥이 가정이 꽤나 많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늘 아들과 딸의 다른 점? 기가 막힌 점? 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 괴리감이 생각보다 너무 크기 때문이다.
나도 딸 아들 딸을 키우고 있다. 그러니 안타깝게도 우리 아들은 여러모로 딸들 사이에서 유난히 돋보였다. 딸에겐 한 번도 가르쳐 본 적 없는 양말 신기, 신발 왼발 오른발 구별하기, 바지 앞뒤 구별하기 등등을 순서적으로 그리고 아주 반복적으로 가르쳐야만 했다.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워 아이가 아이큐가 떨어지거나 발달장애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주변의 아들 키우는 집에 물어보면 다들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아들이라서 그렇다"는 반응이었고 나의 황당함은 딸을 먼저 키워서 그런 거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제 아들 키우지 13년 차, 이제 딱 만 13세가 된 아들은 내 눈엔 딱 한 10-11살짜리처럼 놀고 행동한다. 그래서 막내딸보다 덩치만 크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아니 일상생활 전반에선 막내딸이 훨씬 야무지고 똑 부러진다. 그래서 아들을 보면 가끔은 정말 이렇게 어리바리해서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주변에 아들딸 키우는 집에 물어보면 마치 녹음기를 틀어 논 것 같이 비슷비슷한 간증(?)이 쏟아진다.
"딸들한테는 한 번도 가르쳐 본 적 없는 신발끈 묶는 법을 백번을 가르쳤는데 아직도 잘 못해요" - 딸 둘 아들하나 엄마
"우린 딸이랑 아들이랑 한날한시 태어났는데 지금은 한 3살은 차이 나는 것 같아요. 아들은 아직도 애야 애!"- 이란성쌍둥이 엄마
" 아들이랑은 소통이 안돼요. ~" 딸 하나 아들하나 엄마
" 나는 막내딸 놓고 알았잖아요. 아.. 이때까지 내가 키운 건 원숭이였구나" -아들 둘에 딸하나 엄마
" 나는 원래 양말 신기, 신발 신기, 단추 넣기, 옷 앞뒤 구분하기... 여자 애들도 다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 줄 알았어요." - 아들 둘 엄마
나도 아들들이 왜 그런지 지식적으론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언어를 관장하는 뇌영역이 여자보다 작기도 하고 덜 활성화된다. 거기다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교량의 기능이 여자보다 떨어진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이 멀티태스킹이 잘 안 되는 것이다. 거기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전두엽의 발달도 늦다. 그래서 그 모양이다. 때문에 남자는 정말 적어도 25-30살은 넘어야 뇌 발달이 완전히 끝난다고 볼 수 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보고 있으면 답답하고 한심하다. 그래서 아들엄마들에게 필요한 건 인내 또 인내!
딸은 꽉 채워 13년 정도 키우면 마음이 놓인다. 대부분 주도적으로 스스로 하고, 옷도 계절에 맞게 자기 스타일 대로 입고 다니고, 간단하게 요리도 하고, 밥도 챙겨 먹고, 더 나아가 부모가 없으면 동생도 챙길 줄 안다. 그러나 아들을 보자 하니 택도 없다. 아직 한 10년은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