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정미 Sep 23. 2021

부부관계, 대화의 질에 달려있다.

소통의 시작

얼마 전 본 TV에서 요즘 많은 부부들이 하루에 15분도 채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설문 결과를 보았다. 그 이야기에 개인적으로는 충격을 받았지만 아마도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는 것이 바빠서 혹은 육아에 지쳐서 대화할 시간을 놓칠 수도 있고, 때로는 대화를 하다가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서 대화를 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부부 사이의 질은 대화의 수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서로 간의 신뢰와 애정을 쌓는 길도 문제를 해결하는 길도 대화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부부 사이에 이미 서로가 양보하지 못하는 큰 문제가 있고, 그것으로 지속적인 싸움이 오래되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부부는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싸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부부 사이에 큰 문제나 다툼이 없음에도,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식어져서 혹은 서로 간의 작은 오해로 서먹해진 경우는 얼마든지 작은 노력으로 다시 회복할 수 있다.

 



먼저 부부는 시간이 지나면 서로 덤덤해지고 애정이 식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을 하고 시간이 지나도 우리의 사랑이 뜨거울 거라는 을 가진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서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사랑이라는 뜨거운 열정은 식어지고 굳어지는 것이 ‘과학적인 그리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니 결혼하고 몇 년이 지난 커플이라면, 서로 무덤덤해지고 소원해진 것을 배우자의 탓이라 비난만 하지 말고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리고 뜨거운 사랑은 지나가도 따뜻하고 편안한  또 다른 사랑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두 번째 배우자의 기질/성격을 이해해야 한다. 만약 배우자가 불안이 높거나 내성적인 기질인 경우 사실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배우자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기질 자체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더 나아가 어릴 때  표현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경우는 대화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배우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그녀의 마음을 조금 열게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닫히게 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내가 배우자와 소통하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잘 전달해야 한다. “ 당신이랑 살아서 너무 답답하다 내지는 나는 벽이랑 이야기하는 것 같다”라는 비난이 아니라  당신 마음을 알고 싶고 더 가까워지고 싶은 소원을 말해야 한다. 나를  비난하고 비판하는 사람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상대가 나를 향해 마음 열고  있고 나를 받아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누구나 마음을 열고 싶어 진다. 내가 배우자에게 옳은 말이라는 명목 하에 비난하고 밀어내고 있지는 않았는지, 나의 말투와 눈빛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마중물을 많이 부어야 한다. 배우자가 원래 말이 없거나 아니면 사소한 오해로 마음을 닫은 경우는 마중물이 꼭 필요하다. 우물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마중물이 필요하듯, 소통도 마찬가지 이디.  그리고 이 마중물은 "칭찬과 관심"이다. 평소에 깊은 대화를 하지 않으면서 갑자기 심각한 문제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백이면 백 싸움으로 끝난다. 그러나 지나가는 말로 하는 가벼운 칭찬과 관심의 표현은 배우자의 마음을 열어 준다. 당연히 칭찬을 하려면 평소에 배우자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하고  배우자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바라보려는 우리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네 번째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보통 부부는 다른 성향에게 끌리게 되어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과 관심 있는 것이 많이 다르다. 연애시절엔 매력적으로 보이던 것들이 결혼후  갈등과 분란의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그래서 각자가 양보하지 않는다면 함께 있어도 각각 따로 생활하는 느낌이 들수도 있다.  때론 개인의 취향과 취미는 존중해야 하지만 그래도 부부가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대감을 높이고 대화거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대화하기 좋은 시간과 장소를 선택한다. 서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배고플 땐 대화하기 좋은 타이밍이 아니다.  사람이 너무 피곤하거나 예민할 땐 사실 자신을 돌보는 것이 먼저이다. 당신과 배우자가 가장 대화하기 좋은 시간을 찾아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대화의 시작은 나의 관심사가 아닌 공통의 관심사로 시작해야 한다.  소통이 안 되는 부부들을 관찰해 보면  대부분은 자기 이야기만 한다. 배우자가 이 주제에 관심이 있든 없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대화가 지속될 수가 없다. 따라서 배우자와 대화를 지속하고 싶다면 상대방의 관심사나 공통의 관심사로 시작하는 것 필요하다. 그렇게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배우자도 언젠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다.


 위의 열거한 것들을 모두 한꺼번에 해야 한다면 너무 부담스럽다. 하지만 한두 가지의 시도만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때로는 “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왜 나만 이렇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부부관계에서는 먼저 시도하고 노력하는 쪽이 언제나 성숙한 사람이다. 또 인간관계는 분명히 쌍방향이라 내가 무엇을 주느냐에 따라 언제 간 다시 그것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렇게 긍정적인 선순환이 일어난다면 대화의 질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화의 질이 높아지면 부부 사이도 당연히 깊어지고 행복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2621493



                    

이전 06화 배우자 사용설명서가 있어야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