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선 나의 성격/기질을 알아야 한다

by 원정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을 고쳐야 한다고 한다. 자신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너무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라 싫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쓸데없는 오지랖이 넓다며 싫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타고난 기질은 잘 바뀌지 않는다. 인간의 기본 기질은 태생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유전자 속에 내향성과 외향성 그리고 예민성과 섬세함 등을 타고 난다.


그래서 어떤 아기들을 둥글둥글 잘 크고 어떤 아기들은 부모의 밤잠을 설치게 할 만큼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 성향은 사람이 성장한다고 크게 바뀌지 않는다. 다만 타고난 기본 기질은 바뀌지 않으나 성장하면서 사회성은 배우고 습득할 수 있고 예민성과 민감성도 자라면서 적응력을 키우게 되는 것뿐이다.


모든 기질은 장단점이 있다. 사회적으로 외향적 기질이 좋은 성격이고 내향적 기질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비칠 때가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외향적인 사람들도 단점이 있고 내향적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장점들도 분명히 있다. 따라서 기질이나 성격을 좋다 나쁘다로 단순히 결정짓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자신의 기질을 아는 것이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처럼 살다 간 지레 지치고 만다. 그리고 금방 지쳐버린 자신을 탓하거나 번아웃으로 정신이나 신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 그것은 절대로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가 될 수 없다. 외향적인 사람도 내향적인 사람처럼 사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아마 삶이 너무 지루하고 답답하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기질과 취향에 맞게 자신의 직업과 라이프 스타일을 잘 조율하며 사는 것이 자신을 잘 돌보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 너무나 멋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무척 어리석은 짓이다. 나와 타인은 다른 에너지, 다른 감각, 다른 관심사를 가진 전혀 다른 객체이다. 그가 성공했다고 해서 내 삶에서도 꼭 성공하리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자신의 기질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바탕으로 자신의 장점과 약점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해 봐야 한다.

1. 나는 어디서 에너지를 얻는가? 혼자만의 시간인가? 아니면 사람들로부터 인가?

2. 내가 두려워하는 상황은 무엇인가?

3. 내가 가장 집중이 잘되는 상황은 어떨 때인가?

4. 나를 피곤하게 하는 상황은 어떤 것인가?

5. 타인의 시선이나 질책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6. 주로 어떤 활동을 선호하는가?

7. 내가 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개선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왜? 그것을 발전시키고 싶은가?

8. 도전과 새로운 만남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9. 주어진 일에 대한 나의 태도는 어떠한가?

10.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나의 반응은 어떠한가?

11. 자신의 장점이나 약점은 무엇이라 느끼는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한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런 질문에 금방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쩌면 스스로의 성향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의 기질을 알고 있다면 그 기질을 인정해야 한다. 거기서부터 자신을 용납하고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용납과 수용 없이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수용이 되지 않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약점은 숨기고픈 열등감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열등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내적으로 성장하기가 힘들다. 그 말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기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랑은 개인의 정신적 성장이자 성숙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어린 시절 불안이 높고 겁이 많은 내 성격이 싫었다. 그래서 성격을 고쳐보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나의 겉모습과 내면의 불일치로 마음만 더 힘들었다. 그래서 바뀌지 않는 내 기질을 인정했다. 그리고 너무 남들 눈에 좋게 보이려 애쓰지 않았다. 대신 나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림도 배우고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하면서 이렇게 글도 쓰게 되었다. 그렇게 내적 성장과 발전에 공을 들였다. 아마 외향적인 사람들처럼 보이려고 외부활동에 에너지를 많이 썼다면 진정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다만 살면서 필요한 기술들은 꼭 배워야 한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고립되기 쉽기도 하고 도전을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나도 때로는 스스로 외부와 소통하려고 새로운 것에 조금씩 도전하는 훈련과 연습을 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경험과 배움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또한 사람들 앞에서 나의 의견을 말하고 발표하는 것 또한 충분히 교육을 통해서 훈련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사회에서 너무 고립되지 않게 적절히 나만의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사는 법을 배우며 지낸다.


이렇게 나의 기질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나자 마음이 너무 편해졌다.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남들보다 에너지가 떨어지고, 소란스럽고 새로운 환경을 싫어해도 억지로 참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나를 감추고 살지 않아도 되는 것에서 주는 자유함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적절히 거절할 것은 거절하고 내가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그 누구도 아닌 나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렇게 자신을 수용하게 되면 타인의 기질과 다른 점도 수용하고 인정하기 쉬워진다. 각각 사람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관계도 오히려 편안해지고 쉬워진다. 대부분의 관계의 문제는 상대를 바꾸려는 데서 나의 욕심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로 교만하거나 이기적일 수 없다. 스스로 자아도취에 빠지는 것은 사실 자기착각이지 사랑일 수 없다. 진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장점뿐 아니라 약점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을 더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게 관심을 두게 되는 것이 사랑이지 자기도취에 빠지는거나 교만하게 행동할 수 없다.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서 나에 대해 알아야 한다. 나의 기질과 나의 본성에 대한 나만의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 데이터 안에서 자신을 성장시켜야 자신의 True-self가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사랑의 첫 번째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자기 수용이고 자기 이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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