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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therapist Oct 28. 2021

평범해지려고 하지 마

우린 이미 특별하니까

꿈이나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 저는 별 욕심 없어요. 특별한 거 바라는 게 아니고요, 그냥 돈걱정 안 하고 애들 공부 잘하고 가족들 건강하게 그냥 그렇게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라고들 많이 한다. 그러나 이것이 평범한 삶일까?라는 것이다. 이 평범해 보이는 문장 안에 많은 조건들이 들어있다. 1. 경제적 자유 2. 공부 잘하는 자녀 3. 가족들의 건강이다. 더 나아가 이 문장 안에는 사실 4. 결혼이라는 조건도 함축되어 들어가 있다.  

 

사실 첫 번째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 사회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안정과 자유를 원한다. 그러나 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성취하기에 너무 힘든 세상이라 또한 포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욜로족이라는 말까지도 나왔다. 그리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조건을 충족 시 키위 해서 결혼을 해야 한다. 요즘 세상에서 결혼이 평범한 일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리고 저출산국인 한국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도 전혀 평범한 일이 되지 않는 세상을 살고 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건강한 확률도 보장되지 않는다. 더더군다나 그렇게 태어난 귀한 아이가 공부를 잘할 확률 또한 정말 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 사람이 과연 평범한 인생일 수 있을까 싶다.


사실 우리가 바라는 이런 삶은 대부분 누가 봐도 완벽한 삶이다. 그러나 그 누구의 삶을 들여다봐도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 이런 평범함"을 꿈꾸는 사람이야 말로 어쩌면 가장 어리석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이런 꿈을 바라는 사람이 많았다. 많은 부모들은 여전히 우리 아이들이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사회성도 좋은 아이로 자라길 바랬다. 많은 부부들도 자신의 배우자가 돈도 잘 벌고, 살림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고, 진중하고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사람이길 바란다. 그런 자녀와 배우자를 바라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이 불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각자 매우 특별한 삶을 살고 있다. 나만의 경험과 선택으로 이루어진 삶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룬 경험과 평범함이 쌓이고 쌓이면 누구도 이룰 수 없는 특별함이 되기 때문이다.


나만해도 나는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중년이다.

그러나 나의 삶을 조금만 더 들여다 보고 세분화시켜보면 평범하지 않다.

나는 한때는 영포자( 영어를 포기한 자)였는데 지금은 미국에 사는 이민자이다.

경제적 자유까지는 아니지만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아이들이 셋이 되기 전엔 가난한 유학생에게 무상으로 몇 개월씩 숙식을 제공한 적도 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미술대학원과 상담대학원을 미국에서 마쳤다.

덕분에 영어로 말하고 읽고 쓰기가 가능해졌다.

남편과 20년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고 세 아이가 있다.

아이들은 모두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모두 밝고 건강하다.

결혼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남편과  아이들과 노는 게 제일 미있다.  

한때 시부모님과 함께 7 식구가 7년을  한집에서 살았다.

미국에서 학교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블로그로 소통하고 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한다.

그림 그리고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피아노를 칠 줄 알고 교회에서 반주도 한다.

남편과 함께 찬양팀에서 만나 20년째 교회에서 찬양팀을 하고 있다.


이런 조합의 인생을 살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마 1%도 되지 않을 것 같다. 완벽하진 않아도 나의 삶은 특별한 삶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내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나는 나의 작은 평범함이 모여서 모아 나만의 특별한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모두의 삶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1%의 특별함이 있을 것이다. 남들이 바라는 "평범한 삶"을  바라면서 자신의 삶을 한탄하는 것보다 내 삶에서 하찮아 보이는 그 평범함의 기적들을 깨닫는 다면 우리의 인생이 좀 더 의미 있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하루이다.  우리는 절대로 평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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