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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엘 Feb 12. 2024

로또와 희망 그 사이

 대학교 시절, 방학이 되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당시 내가 일했던 편의점은 매주 토요일이 되면 로또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나는 헛된 희망을 쫒는 그들을 한심하게 생각했다.


 10년이 훌쩍 흐른 지금, 나는 작년부터 매주 로또를 구입하고 있다. 로또는 내 팍팍한 삶의 희망이 되었다. 나도 몰랐다. 과거 로또를 사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생각했던 내가 작은 종이 쪼가리 한 장에 희망을 품고 위로를 받고 낙담을 할 줄을. 비록 금방 휘발되어 버리는 일주일자리 희망과 설렘이지만, 로또를 임하는 나의 자세는 꽤 진지한 편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로또 외에도 작가라는 오랜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그 오랜 희망은 내 삶을 소중하게 지켜주고 있다. 작가라는 꿈은 내가 매주 로또에 떨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다.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할 만큼 힘든 시기를 겪을 당시 희망이 사라진 적이 있었다. 그 무엇도 의미가 없었던 암울한 시절이었다. 시간이 지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삶의 작은 희망이었다. 빛바랜 꿈, 엄마의 미소, 오랜 친구와의 만남, 주말에 먹을 맛있는 메뉴, 새롭게 발견한 동네 빵집, 좋아하는 뮤지션의 콘서트 등 일상의 즐거운 희망이 모여 내 삶을 지탱했다.


 희망이 없는 삶은 어둡고 즐거움이 없다. 만약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 오늘부터 삶의 작은 희망을 발견해 보는 건 어떨까? 각자의 존재가 희망이 되고 서로가 서로의 희망이 되어준다면 세상이 조금은 살만하지 않을까. 이 글도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

답이 없는 질문에 매달리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에 괴로워하지 말고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무얼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미래에 대한 꿈이 있다는 것은 스스로를 아직 믿고 있다는 뜻이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우리 삶을 꿈꾸고 선택할 수 있다.

-심플하게 산다, 도미니크 로로-


+ 거실에 핀 작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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