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눔 코치 어플에 그날그날 먹은 모든 걸 기록하는데 오늘은 아침에 먹은 멸치주먹밥부터가 하루 할당된 체중감량 칼로리를 넘겨버린 점이 꽤나 충격이었다. 이 여파로 그 전에는 커피 사러 가면 자동적으로 휘낭시에나 작은 레몬 케이크를 집게 되었는데 오늘은 자연스럽게 디저트를 집는 손이 거두어졌으니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려나. 단 점심에 어쩌다 상사들에게 끌려가서(?) 부대찌개를 먹어버렸다.
코치님이랑 드디어 매칭이 되어서 내 상황을 이실직고했고 일단 저녁에 포만감을 줄이는 것부터 해보자고 하셔서 알았다고 했다. 오늘은 진짜 아침부터 저녁 내내 높은 분들 계시는 동시통역 회의에 시달리다가 겨우 6시 넘어서 식당 내려갔는데 회사에서 주는 샐러드가 다행히 남아있었고 그것을 챱챱 먹었다. 코치님한테 3대 운동 잘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것도 도와줄 수 있다고 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제 헬스장만 끊으면 되나...
성경은 빌립보서까지 읽었고, 내일부터는 골로새서에 들어간다. 출퇴근길에 앉을 자리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성경을 읽는데에 큰 도움이 된다. 앉으면 백퍼 자거나 유튜브 볼 것 같기 때문이다. 아무튼 9월 내에 신약을 끝내는게 내 작은 바람이다. 영어로 구약을 잘 읽을 수 있을지가 걱정인데 뭐 어떻게 되겠지. 정말 전에는 시도할거라고 생각도 안 해봤던 것들을 요즘엔 하고 있다. 성공하면 기분이 매우 째질 것 같다.
나는 나에게 집중할 때 제일 행복하다. 이 당연한 문장이 주는 기쁨을 좀 더 어릴 때에 알았다면 지금 내 삶은 많이 달라졌을텐데 아쉽다. 소위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에 왔어도 여전히 부족함은 느껴지고, 내가 이제야 알게 되는 기쁨을 일찍 알고 몰두했던 사람들은 여기서 빛이 난다. 오늘 동료들 승진 소식을 들으면서 (아직 내가 승진 연차엔 못 들지만) 남들이 앞다투어 탐내는 인재가 되고 싶은데 난 아직 못 그런 것 같아서 약간 슬퍼지기도 했다.
엄마한테 그 얘길 했더니 언젠가 내가 사수에게 들어서 엄마한테 전해줬던 얘기를 다시금 해 주셨다. 남들에게 인정 받는 것은 마치 맥주잔에 맥주 따르는 것과 같다고. 거품이 아니라 잔을 채우는 데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히 잔은 넘치게 되며, 그 잔에 본질을 채우면 자연스럽게 그게 넘치게 되어 모두가 알아보게 된다고.
아, 본질은 어떻게 채우는 걸까. 난 아직 그 방법을 잘 모른다. 다만 본질을 찾는 시도만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먹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지혜의 정수로 여겨지는 성경을 읽고, 일할 땐 노트에 계속 생각을 정리해 보고, 업의 본질을 다룬 책들을 읽어보고, 몸을 움직이고. 뭐 이러다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그치만 인생 쉽게 살고 싶다. 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