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있는 J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아주 오랜만에 연락을 해도 그냥 어제 얘기했던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우리들. 괜히 15년지기 친구가 아니다. 한참을 통화하고 독일이 지금 오후 5시 5분이라 나에게 Arctic Monkeys의 505를 불러주며 통화를 마치려고 했단다(!!)
생각해보니까 밴드 보컬이었었지! 락페 가면 엄청나게 잘 노는 사람이었지! 나한테 중학생 때 Nujabes랑 X-JAPAN을 처음으로 알려줬던 사람이지! 잊어버렸던 사실들이 하나 둘 수면을 치고 올라왔다. 그리고 오늘 일어나서 Arctic Monkeys의 505부터 시작해 <AM> 앨범을 다 들었는데 아니 이거 엄청 좋잖아?
우리가 좋아하는 1984년작 <Lorna>. 레이저 디스크로 만든 여성주의 비주얼 노벨이랄까...
어제는 사실 코로나 얘기가 주이긴 했다. 코로나19는 사실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인류보완계획> 의 일부 아닐까? 란 이야기를 막 했다. 그러다가 J와 베를린에 있을 때 같이 인상깊게 본 Lynn Hershman Leeson 작품 얘기부터 시작해서 마침 최근 다 읽은 <외로운 도시> 에 나오는 David Wojnarowicz 이야기도 했다.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이름이 친구의 말에서 먼저 등장하니 그게 정말 신기했다. 한국에서는 그 사람 이름 뭐라 해? 라고 해서 '데이빗 워나로위츠' 라고 했더니, 완전 발음 잘못했다. 고 하면서 정확한 발음을 알려줬는데... 역시 동유럽 발음은 어렵다. 한번 더 물어봐야지.
David Wojnarowicz, 1989 <Silence = Death>, Photo bt Andreas Sterzing
나는 David Wojnarowicz의 입술 꿰멘 사진하고 랭보 가면 쓴 사람들이 찍힌 사진 이야기를 했고, J는 인상깊게 봤다며 David Wojnarowicz의 독백 비디오를 보내줬다. 그가 죽기 1년 전 찍은 비디오다.
원래 3월에 한국에 오기로 했던 것이 비행기가 모두 취소되는 바람에 8월이나 되어야 (그때까지 코로나 잡히겠지?ㅠㅠㅠㅠㅠ)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지만, 또 시간은 지나고 문제들은 해결되고, 그녀의 생일이 있는 8월도 올 것이므로. 할 일 다 하면서 차분히 기다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J가 나에게 처음 알려준 노래이자, 우리가 늘 노래방 가면 불러 제꼈던 곡으로 오늘 짧은 일기 마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