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까봐 불안한 사람들
당신은 불안한가요?
진료실에서 만나는 보호자들은 종종 나에게 묻는다.
"아이가 힘들어할 것 같은데, 학교에 보내야 할까요?"
"불안해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미리 염려하며 불안해하는 것이다.
즉, 불안할까봐 불안해하는 것이다.
부모의 이런 불안은 아이에게도 쉽게 전해진다.
나는 불안을 큰 공에 비유한다.
불이 너무 커지면 그 공이 우리를 압도하고 괴롭게 만들 수 있다.
공이 커지면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워지며, 우리는 그 공을 없애거나 줄이려고 한다.
하지만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그 공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안은 없앨 수 없는 필수적인 감정 중의 하나이다.
없애려 할 수록, 공은 더 커지고, 커진 만큼 나를 더 위협한다.
반대로, 우리가 불안을 받아들이면 불안은 스스로 작아진다.
불안이 너무 커서 도저히 그 공과 친해질 수 없다면, 그럴 때는 병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과정은,
공을 다룰 수 있을 만큼 스스로의 힘을 키우고, 공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불안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불안을 즐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