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도 잘 하는 게 있지

아이들의 재능

by 바이올렛
큰 아이가 그린 세계 지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



큰 아이의

재능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심취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나에게 새로운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작년 한 해를 온통 종이접기에 푹 빠져서 보내온 큰 아이의 손재주였다. 여섯 살 큰 아이는 한글을 몰라도, 종이접기 방법이 순서대로 자세히 나와 있는 교본을 보고는 스스로 토끼며, 고양이를 뚝딱 접었다.


아이의 관심은 만들기로 이어졌다. 종이와 테이프, 가위만 있으면 삼차원의 여러 가지 물체들을 신나게 만들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집 앞 긴급 상수도 공사에 투입된 중장비를 보더니 그 자리에서 종이 굴착기 한 대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 관심은 손으로 할 수 있는 다른 놀이인 그림 그리기로도 이어졌다. 아이가 화가처럼 잘 그리는지 못 그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만들거나 그리는 동안 완전히 몰두해서 작품 하나씩을 완성해가는 모습이 예뻤다.








작은 아이의

재능



둘째 딸은 노래를 잘한다. 같은 개월 수일 때 오빠는 무언가를 손으로 만들기를 좋아했다면, 둘째는 한 번 들은 것을 잘 받아들이고 노래로 흥얼거리는 데에 재주가 있다.


힘든 육아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엄마로 인해, 둘째는 두 돌이 되기 전부터 오빠와 함께 영어 동요, 영상을 듣고 보았다. 그 시간이 쌓인 지 2년이 된 올해 들어서, 어느 날 겨울왕국의 주제가를 영어로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아마 집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100번은 넘게 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둘째는 엄마를 놀라게 했고, 할 줄 아는 영어 노래가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내가 갑자기 세상에서 제일 미련하게 독자들 앞에서 자식 자랑을 늘어놓는 이유가 있다. 내가 힘들 때는 아이들의 작은 변화, 재능의 씨앗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나의 삶에도 여유시간을 만들고 내 마음에도 여유를 갖자, 아이들이 진심으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보석 같은 재능들이 어쩌면 나의 재능과 만나 같이 꿈을 이루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의 물꼬가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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