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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라 Jun 07. 2020

나이듦에 대하여

[단편 프롤로그]  내 꿈은 초록을 사랑하는 귀여운 할머니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욕망한다.

사람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신체를 가지고 태어나,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를 거친다. 누구나 예외 없이 적용되는 순리를 깊은 곳에 묻어두고, 인간의 의식주라는 기본적인 의식을 채우고 나면 자연스레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치를 향해 눈을 돌리게 된다. 매일이 지워지고, 점점 다가오는 시곗바늘의 재촉으로 점점 소진되어가는 스스로를 바라보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꿈꾼다.  


젊음, 행복, 건강 -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 단어를 움켜쥐려 한다.

더 나아지려는 삶을 향한 움직임은 인간의 본능이며 자신을 향한 진화이다. 우리는 세 단어를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며, 더 젊어지려고, 더 행복해지려고, 더 건강해지려 노력한다. 바쁜 현대인들은 이 가치들을 바깥에서 남들이 얘기하는 비법에서 답을 찾으려 하고, 행복해 보이는 이미지에 열광하고, 순간의 욕망을 채우는 소비를 일차적으로 시도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에 허탈감이 찾아온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단편적인 행복이 아닌, 깊이 있고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이 빠진 걸까?  


Photo by Denys Nevozhai on Unsplash


세 단어를 긴 호흡으로 느껴보자. 공통점이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나 자신’이 있다.

자신의 내면을 향하면 내가 안온한 감정을 느끼는 행복의 기준이 보인다. 자신이 세운 기준으로 선택을 하면 후회가 없다. 내면에서 판단하고 나온 행위는 자신에게 젊음의 생기를 가져다주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며, 행복의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결국 이런 풍요로운 삶의 느낌은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마음’에서 온다. 나이가 들어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배움의 자세, 주변의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에 머무는 시선, 몸을 주도하는 건강한 정신, 따뜻한 정서적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느덧 행복이라는 조각을 건져낼 수 있다.


카페 안으로 6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께서 들어오신다. 혼자 몰입하기 편한 테이블을 고르시더니 가방 안에서 주섬주섬 문제집 한 권과 필통을 꺼내신다. 무엇을 공부하는지는 모른다. 그저 새로운 도전에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 느낌 속에는 아주머니의 젊은 에너지와 도전에 대한 행복이 묻어난다. 이것이 아름다운 젊음이다. 젊어도 일상에 매몰되어 잠들어 있는 자는 서서히 시들어간다.


이토록 멋진 젊음을 느끼게 하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배움과 새로운 경계를 넘는 용기와 행동하는 실천에 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배움의 실천은 우리를 더욱 젊은 에너지를 가져다주고 행복한 순간을 마주할 수 있게 한다. 그러다 보면 건강한 내가 따라오며, 자연스레 우리의 인생은 행복으로 조금씩 채워져 갈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같지 않으므로. 자신만의 기준을 탐험하고 자신을 기준점 삼아, 더 나은 삶을 향해 흐른다.



내 꿈은 초록을 사랑하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누가 꿈이 머냐고 물으면, 난 곧 잘 타샤 할머니처럼 사는 게 내 꿈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초록 초록한 생동감을 느끼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큰 틀에서 나에게 가까워지는 지표가 되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인생의 방향이 조금씩 보인다. 삶의 방식과 태도, 가치관 등 모든 것들이 조금씩 다가가는 중이다. 새로운 영감에 노출해나가며 새로운 작은 실천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금 이 순간을 잘 보내고 있는 것이다.



#웰에이징 #나이들어간다는것 #진정한젊음

Main image: Photo by Goutham Krishn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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