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New Normal 이 수시로 변하는 시대
New Normal이란 용어가 언론 등을 통해 처음으로 등장한 시기는 2000년 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동안 지속되어왔던 경제기반과 흐름의 기조를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세계 경제의 기조는 지속적인 고성장의 추구였으며, 경제 구조 또한 이에 준하여 형성되었다. 그러나 2007년 후반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고성장 일변도의 경제 구조와 관점에 직격탄을 날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가려져 있던 기업들의 사업 구조의 취약성이 확연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과 서유럽의 세계 경제 주체들이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고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요의 발생과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급이 발생되어야 하는데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기업이나 국가 관점에서 고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수요 창출이 한계가 있으며, 수요의 정체는 공급의 정체와 맞물리면서 과거와 같은 고성장 기조의 경제 구조는 특별한 터닝 포인트가 발생하지 않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저성장의 기조 속에 저물가, 저금리로 이어지는 3低가 전제가 되는 경제 구조로 재편되는 상황을 New Normal이라고 정의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New Normal이다. 그러나 2010년 대 후반에 들어오면서 세계는 커다란 두 개의 변혁기를 맞이하게 된다.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획기적인 기술의 진보이며, 다른 하나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팬데믹 시기의 도래이다.
2016년 클라우스 슈밥 교수가 다보스 포럼에서 언급하면서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경제는 물론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걸쳐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리고 세상은 그러한 변화를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으로 간주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그리고 수많은 기술들이 하루를 멀다 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소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상은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이를 수용함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그러던 중에 2020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COVID-19가 발생하면서 세상은 팬데믹이란 엄청난 혼란에 직면했다. 역사적으로 1910년~1920년에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사건 이후 사스, 신종 인플루엔자, 메르스 등과 같은 호흡기 관련 전염병이 발생된 사례는 있었지만 COVID-19는 이전의 그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전 시계는 공포와 충격에 빠져들었으며 세계 경제는 거의 마비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부분 국가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저금리로 거의 무한대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이러스의 전파를 억제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강제적 봉쇄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를 초래했다. 이러한 가운데 디지털 신기술은 정부, 기업 그리고 가정, 개인에 이르기까지 그 수용성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실용화가 예상보다 10년 이상 앞당겨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제 대부분 영역의 전문가들은 2022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팬데믹의 출구점에 도달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팬데믹은 경제구조, 사회구조, 기업 경영체계를 상당 부분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가정생활의 형태 나아가 개인적 대인관계 형태도 상당 부분 바꾸어 놓았다. 이 모든 것들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며, 변화된 구조에 익숙해진 사람들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제 다시 New Normal 이란 용어로 돌아와 보자. 앞서 언급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언급되었던 New Normal은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의 3저에 기반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팬데믹이 휩쓸고 간 현재의 상황들은 어떠 한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부터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적지 않은 돈을 풀어놓고 이를 회수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돈이 자금 시장으로 쏟아부어졌다. 팬데믹이 종료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에 대한 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아직 경기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물가는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넘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며, 미국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금리인상을 지속하고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주인인 미국의 금리인상은 결국 모든 국가의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많은 경제 학자들은 2023년부터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염려스러운 견해를 밝히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다시 정리하자면 저성장, 고금리, 고물가의 시대가 즉 1저 2고의 시대가 도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성장은 저점을 찍고 있는데 물가와 금리가 높다는 것은 실물경제에 매우 큰 충격파가 미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디지털에 기반한 경제 및 사회의 구조적 변화이다. 1저2고의 시대에 특히 기업의 돌파구 중 핵심적인 방안 중 하나가 디지털 전환이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인력운영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높은 생산성을 추구함으로 규모의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IMF,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 등 한번 겪어 보기도 힘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부모 세대를 보면서 자라나고 그러한 환경 속에서 배움의 시기를 보내면서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기술에 누구보다 관심을 가지고 이를 실생활 속에 활용하고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MZ세대가 사회에 진출하거나 경제와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한 시점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전 방위적인 구조적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시점에서 통용되고 있는 기준과 배경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변화의 속도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변화와 병행되는 충격 또한 이전과는 비교가 될 수 없다. 시속 20~30km로 달리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과 시속 200km로 달리는 초고속 열차에 타고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더욱이 그러한 속도로 달리다 충돌이 발생된다면 그 결과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지금 우리는 시속 200km의 초고속 열차를 타고 있다.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의 무엇인가를 타고 가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가 접하게 되는 Normal은 변하게 될 것이다. 즉 우리가 언급하고 있는 New Normal은 수시로 바뀐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팬데믹의 종식으로 이미 다가온 New Normal에 대해 다음 챕터에서 한 가지씩 짚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