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차이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들과 딸의 저축성은 다릅니다. 딸아이는 돈이 생기면 지갑으로 들어가서 잘 나오지 않지만, 아들은 사고 싶은 게 생기면 지갑을 과감히 열어서 구매 욕구를 해결합니다. 그러고는 가끔씩 동생의 지갑 잔고와 자기의 잔고의 차이를 확인하고는 동생의 잔고를 부러워합니다. 당연한 결과지만 자기 손에 쥐어진 물건은 잠시 잊어두고 지갑의 두께에만 신경이 써이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하나를 얻으면 그만큼의 돈은 사라진다는 것을 경험하며 구매욕구 조절 능력을 키워가는 것 같습니다. 고딩인 아들은 메이커 운동화뿐만 아니라 사고 싶은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저장해 두는 취미가 생겼습니다. 정말 꼭 사야 되는 것인지 좀 더 싼 가격의 다른 물건이 있는지 등등..., 고민을 하며 장바구니를 채워갑니다. 커져가는 덩치에 비례하듯 구매욕구도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신고 있던 신발이 작아졌다고 새 운동화를 하나 사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통장에 있는 네 돈으로 사라고 하니까!..., 성장을 해서 신발이 작아졌으니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라는 듯...ㅋㅋ) 아빠가 사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자기의 지갑의 잔고는 유지하며 물건을 득템할 수 있는 정당한 기회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커가는 기쁨에 흔쾌히 운동화를 하나 사주었습니다. 그리고 신고 있던 건 작으니까 아빠보고 신으라고 합니다. 빨간색 농구화를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잠시하고 "그래!, 나도 아들 덕분에 원색의 붉게 타들어가는 농구화로 젊음을 다시 한번 즐겨보자!~~ㅎㅎ", 어!..., 그런데 오른쪽 신발이 너무 꽉 끼는 느낌!..., 아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 운동화가 점점 작아졌니?, 아니면 처음부터 작았었니?", 아들의 답은 처음부터 작았었다고 합니다. 이런, 답답한 노릇이 있나!..., 그럼 바꿨어야지!, 이 친구야!ㅠㅠ, 하지만 바꿀 수 없었던 이유는 정말 갖고 싶은 디자인이었고 세일 막바지에 하나 남은 것을 간신히 구매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핸드폰으로 결재를 했고 막판 버저 비터가 들어가듯이 간신히 샀던 기억이 났습니다. "아들아!..., 이 불편한 운동화를 1년 넘게 신고 있었던 거야?",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래도 참고 신을만했어!"라는 말에 '공부도 좀 참고해볼 만했어!'라는 말로 들려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ㅋㅋ, 그리고 잠시 생각해봅니다. 무엇이 아들의 불편함도 참게 해준 힘이었을까?, 단지,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이유만이 아니라 신발을 신고 있을 때 불편함을 잊게 해준 메이커 운동화의 힘 또는 자기 돈과 바꾼 물건에 대한 가치를 조금의 불편함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아까움으로 견뎠을 겁니다. 그렇게 갖고 싶었던 운동화와 뜻하지 않은 1년이라는 불편한 시간을 같이한 아들에게 얘기합니다. 맞지 않은 것이라면 이 신발이 맞는 다른 누군가에게 되팔더라도 기회를 주는 게 맞고, 갖고 싶었던 운동화도 네 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마음에서 떠날 준비를 하는 시작의 시간이 되듯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어!, 그리고 세상은 조금만 눈을 돌리고 찾아보면 더 멋있는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해줍니다. 불편했던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운동화에 의해 하늘을 나는 들뜬 기분은 과연 얼마나 오래 갔을까?..., 사람마음이 그래! 간절하게 원해서 막상 손에 넣으면 얼마 가지 않아 싫증이 나고 또 다른 것을 가지고 싶어하고..., 그러니까 너무 집착할 필요없어!..., 그러면 싫증이라는게 너무 일찍 올지도 몰라!... 요즘 아들내미는 집안 방청소를 합니다. 한번 할때마다 5천원을 주기로 한 약속의 실천은 장바구니에 메이커 운동화를 넣어둘 것이고 머지 않아 아주 편한 운동화를 획득하는 기회로 이어질 것입니다. 아들은 미래의 신발은 매장을 방문해서 산다고 합니다. 혹시나 또 작을 까봐!ㅎㅎ, 그래서, 인터넷으로 사더라도 먼저 구매한 이웃들의 댓글을 읽어보고 사면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좀 작게 나왔으니까 한 치수 크게 주문하세요!~~' "오!~, 댓글의 좋은 점도 있네!ㅋㅋㅋ", 네 눈에 악성 댓글만 보이겠지만 선한 공감 댓글도 있단다!, 댓글의 순기능이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