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

감사하며 행복해야지

by 옛골소년

살면서 가장 느린 변화가 일어나는 시간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돋보기로 관찰하듯 하루를 촘촘하게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사소하지만 어제와 달라진 것이 무엇이 있는가 비교해 본다. 느리지만 생활 속 작은 변화에는 어떤것들이 있을까. 삶은 그리 거창할것 없이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로 채워지기 때문에 감사해야 되고, 그것으로 행복해야되지 않을까.

낡은 칫솔을 새것으로 바꾸는 것에 기분이 좋아지고, 비누의 종이를 벗기며 코에 닿은 향기를 새롭게 느끼고, 매일 입는 옷이지만 섬유 유연제의 향기로 기분좋게 옷을 바꿔 입고, 갓 지은 밥이라면 무슨 반찬이든 맛있게 배를 채울 수 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하는 하루가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로 기분이 좋아진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삶의 갑작스러운 큰 변화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작은 것의 변화에 익숙하지 않으면 갑자기 닥칠 큰 변화를 감당할 수나 있을까.

작지만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 어쩌면 지금의 이 느낌과 기분이 전달되어 아이의 일생에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 안의 큰 변화는 작은 것에 의한 경험치의 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그래서,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에 소홀하지 말아야지.

미래와 연결되는 느린 변화의 시작과 끝을 기억하기 위해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을 기록해 본다. 어느 듯 4월 중순, 수십 번을 되풀이한 봄이 가장 느리게 가고 있다. 시간은 똑 같이 가고 있는데 느낌이 그렇다. 몇 년이 훌쩍 지난 후, 2020년의 봄을 코로나19로 힘겨워 했던 것만을 기억해야 할까..., 느린 시간에서 일어났던 작은 일들을 기억해야지..., 어떻게 비켜 갔는지...

돌이켜보면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서 불안함에 정신이 없었던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 시간은 잘했던 못했던 스스로를 위안하기에 가장 잘 먹히는 말은 그냥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힘든 상황에 대한 가장 명확하고 간결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사는 것을 보상처럼 느꼈던 감정마저 멈춰버린 느낌이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오히려 정신은 온전하게 있고 불안한 시간에서 열심히라는 단어의 사용 기회조차 상실된듯한 먹먹함을 어떤 말로 위안을 삼아야 될까..., 모두가 같은 말로 얘기한다. 그냥 버팀이라는 말이 지금 이 시간에 가장 잘 먹히는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살아오면서 나 혼자 그냥 버텨왔었던, 잊었던 과거의 조각을 찾아보았다.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힘들어했을 때, 내가 꿈꾸던 삶과 조금씩 멀어져 감을 느꼈을 때, 나의 생각이 정방향인 줄 알고 밀어붙였던 것들이 고스란히 문제가 되어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을 때..., 지나고 보니 대단한 버팀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게 그저 과거와 연결되어 반복 학습하듯 살면서 불안한 조각들을 경험치로 머릿속을 채워가고 있었다. 그런데, 누구나 다 삶이 그렇듯이...,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환경속에서 경험치를 어떻게 가져가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개인차가 발생할 것이다.

살다 보면 지금과 같은 느린 시간이 또다시 올지 모른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지금의 경험으로 다시 연결의 조각들을 이어가면 된다. 지난 일을 복습하며 과거를 다시 살면서 다시 겸손해지고 그리고 조금씩 더 성숙해지면 될 것이다. 그렇게 나의 삶은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는 작은 일들은 망각의 조각들을 끼워 맞추는 삶의 복습이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경험치를 갉아먹는 하지 않은 것들을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하나씩 해야겠다.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로 감사하며 행복해야지.

#삶의복습 #버팀 #극복 #비켜가기 #기억 #느리게 #커피인뜨락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리를 지키는 나무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