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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골소년 Apr 24. 2020

회상


첫만남의 설레임을
기억이란 필름에 기록하고
그때의 아련함을
오래된 사진첩을 넘기듯
회상해 봅니다.

같이 걷던 시골길
이름모를 들꽃의 맵시를
눈에 넣고 향기를 나누며
사진첩의 첫장을 채웠던
그날 봄을 기억합니다.

해변길 모래알
반짝이는 눈부심에
희뿌연 얼굴의 해맑은 표정과
맨발의 따가운 발자국을 새기던
그날 여름을 기억합니다.

노을빛 들녘
단풍잎을 뿌리며 두팔을 벌려
황금빛 가을을 품에 안고
머릿결 같은 노을빛의 품에 안기던
그날 가을을 기억합니다.

유리창 너머
하얀세상 끝까지 함께 하고픈
이야기는 눈처럼 쌓여
목련나무 눈꽃을 피웠던
그날 겨울을 회상합니다.
오늘도 당신과 나머지 사진첩의
빈공간을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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