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봄날 하늘거리는
나비의 앉을 듯 말 듯 수줍은
날갯짓으로 시작됩니다.
사뿐히 내려앉은 꽃잎에
말을 걸어보기도 전에
살랑살랑 봄바람의 질투는
둘 사이를 가만두지 않는
훼방꾼이 됩니다.
꽃이 잡으려는 걸까,
나비가 손을 내미는 걸까,
둘의 신경전은 봄바람을 타고
한참을 줄다리기합니다.
꽃이 먼저 말을 걸어봅니다.
시들기 전에 나의 색깔로
너들 물들이고 싶어
꽃의 유혹은 나비를 다시
춤추게 합니다.
나비가 말을 건넵니다.
우리는 너 같은 꽃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어
너의 진짜 색깔을 보여줘
꽃은 봄의 햇살을 받아 한껏
물오른 색으로 나비를 다시
유혹합니다. 오랜 밀당 끝에
다시 닿은 나비에게 꿀샘을
허락하고 흰색화분으로 분칠
화장을 합니다.
그렇게 꽃은 나비가 되고
나비는 꽃이 되는 사랑놀이가
무르익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