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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골소년 May 13. 2020

밤하늘의 낭만 조차도

도시의 밤하늘은 까맣기만 하다
밤하늘을 가리는 인공의 불빛들
그 사이를 비집고 달과 별의 밤하늘을
쳐다본다. 빛의 강렬함으로 순간이 된 하루
집으로 가는 잠시만이라도 빛이 없는 속도로
걸어가고 싶다

화려한 거리의 조명을 벗어나 집이 있는
도시의 밤 골목으로 접어든다. 빛이 없는
밤하늘의 별을 찾느라 눈에서 별을 쫓는
에너지가 새어 나온다. 손가락을 가리키며
같이 보자며 난리 법석을 떨던 친구들도 없이

도시의 밤 골목은 낭만이 없다
앞서가는 사람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나의 걸음걸이로 별을 쫓아갈 뿐, 점점
나와 멀어진다. 밤에도 따돌림당하는
도시의 밤 골목길은 당황스럽다

밤하늘의 별을 쫓아 걸어간다
쉼이 있는 곳으로 나의 속도로 갈 길을 간다
앞선 이의 낭만을 방해하며 종종걸음을
만들 의도는 없다. 단지 뒤에 있는 것이 문제다
낮이건 밤이건 누군가를 따돌려야 한다
도시의 골목길은 낭만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가로등 불빛에 밤하늘이 가려진다
쓸쓸하든 말든 마지막 남은 눈의 희미한
에너지마저 빼앗아 간다
허전한 마음에 밤하늘에 기댄 저녁
가로등 불빛은 밤하늘을 가린 채 따돌림은
앞서가던 사람의 안도가 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가 같은 밤하늘의 별을 쫓아가는 낭만은
이젠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도 없고 가로등 빛도 없는
새까만 곳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고 싶다

#밤하늘 #낭만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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