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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골소년 May 15. 2020

오른쪽으로 향하는 우산

누군가를 기다리는 날에 오는 비는
낭만적이다. 오랜 기다림은 잔잔한
음악과 함께 빗물의 선율로 채워진다
욕망을 절제미로 부여잡고
비 내리는 감성으로 설렘을 유리창에
흘러내리듯 멋스럽게 담아본다

목을 감싼 젖은 머리를 쓸어내리는
수줍은 손짓으로 설렘이 다가온다
비와 함께 시작되는 여행을 위해
따로 쓴 우산은 하나가 된다
수줍게 키워온 사랑의 우산을 펼친다
그녀를 만나는 날에 비가 오니 좋다

사랑을 속삭이기엔 비가 오는 날이
낭만적이다. 하나가 된 우산 아래
서툰 감정의 표현들이 빗물과 같이
스며들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조용하게 스미며 촉촉함으로 채워지게
비를 맞으며 우산숲을 한참 동안 거닐고 싶다

애틋한 감정은 우산숲 안에서 자란다
비에 젖은 샴푸향과 숨결은 여행이
시작된 숲의 향기가 된다
투둑투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어깨를 토닥이며 감싸는 오른손은
내리는 비만큼 세차게 어깨를 감싼다

왼쪽 어깨는 흠뻑 젖는다
지키기 위해 한쪽 어깨가 젖는 감당은
촉촉한 따뜻함으로 비를 맞는다
사랑비를 맞는 우산 속 감성은
이성으로 점점 오른쪽으로 향한다
왼쪽 어깨가 비에 젖는 만큼 그녀는
왼쪽으로 향한다. 우산 속 사랑이 내게로 온다

#우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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