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옛골소년 Jun 02. 2020

6월, 비오는 날의 출근길 단상


6월의 시작, 어제의 맑음으로
약간의 활기가 일어나는 듯하더니
오늘의 비로 조금은 가라앉는다.
적막한 비 오는 거리에서 옅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며 걷는다.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들은 마스크에 가려진 채
우산의 그늘 아래로 숨어버렸다.
어디론가 걸어가는 누군가를
쫓아 빠른 걸음으로 발바닥의
진동으로 감각을 느껴본다.

비 오는 날 출근길
앞서가는 사람의 속도에 맞춰
걸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활기가 일어나는
듯한 기분이 좋다. 나를 당겨주는
낯선 이의 상관없는 활기가 좋다.


그것도 잠시, 금세 가라앉는다.
다시 다른 활기를 쫓아본다.
건조함이 괴롭혔던 코를
비의 촉촉함으로 미세한 감각을
자극한다. 비의 냄새가 좋다.
또 다른 활기를 느낀다.

다시 눈에 펼쳐지는 흐림도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들도
코에 느껴지는 상쾌함으로
여름을 재촉하는 촉촉함으로
일정하면서도 고요하게 움직이는
활기를 찾고 있는 심장소리로 지워진다.
사소한 것을 느끼며 활기를 찾는다.
비 오는 날은 그렇게 걸어 본다.

#활기 #비 #비오는날

작가의 이전글 골방, 자취방의 추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