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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Oct 18. 2021

잠에 미칠 것 같은 시기가 흘러갑니다.

잠때문에 미칠 것 같은 엄마들에게

잠에 걸려 미칠것 같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100일도 안된 아기가 시도때도 없이 깨서 젖을 찾던 시기.

먹고 소화가 안됐는지 밤마다 깨서 울던 시기.

눕혀서 재우는게 정상이라고 믿었던 날들.

밤 10시만 되면 누워서 재우는게 정상이라 믿고

수없이 아이를 울렸던 그날들.

수면교육하면 나을까 싶어서

우는 아이를 눕혔다 안고를 반복했던 시간들.

자다 깨서 울면 도대체 왜 우냐고, 나한테 왜 그러냐고

방바닥을 내리쳤던 그날들.

잠오면 그냥 자지, 왜 징징 거리냐고.

낮잠 자라고 할 때 자지 왜 남들은 저녁먹고 잘 준비하는 이 시간에

낮잠을 자냐고 원망을 쏟아냈던 날들.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자라며 소리소리 지르던 날들.


그런 아이가 6살이 되고 유치원을 가니

알아서 혼자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잡니다.

잠오면 징징 거리던 그 아이가

피곤하면 '잠와. 잠오는 노래 틀어줘'라고 말하는 날이 옵니다.


제발 잠오면 자라고~~~~

나한테 도대체 어쩌라고~~~~

를 반복했던 수많은 날들이 있었는데,

오지 않을 것 같았던,

하지 않을것 같았던 그 말을 하는 날이 옵니다.


'엄마 나 잠와. 잘래'


두려움으로 아이의 잠을 대했고,

불안에 우는 아이를 공감하기 보다 다그쳤고

평생 내가 어르고 달래고 재워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혔던 수많은 날들.

윤찬이는 이제 스스로 잠을 조절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날들.

잠이 두려워 떨었던 날들.

그 날들이 옛날일 처럼 느껴지는 날이 옵니다.


두려움에

불안감에

성장통을 이해하지 못했고,

하루동안 속상했던 마음을 풀어내는 울음을 이해하지 못했고,

엄마와 함께 하고 싶은 맘을 이해하지 못했던 그 시간들이 지나갑니다.


아가,

너는 그렇게 순리대로 자라고 있구나.

그저 순리대로.

흐르는대로.


내 두려움과 불안에

너를 온전히 바라보지 못했을 뿐.

너는 오늘 하루도 너 나름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구나.

불안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온전히 너를 지켜보려 노력할께.


지나간 시간은 지나간 시간대로 나에게 깨달음을 줍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시간은

나에게 또다른 오늘을 살아갈 힘을 줍니다.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깨달음을 위한 시간들.

기쁨을 위한 시간들이 흘러갑니다.


나는 오늘도 그 시간들을 살아갑니다.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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