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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Oct 20. 2021

마트에서 비싼 수박 사먹은 이야기

돈보다 내 욕구가 더 중요해!


수박 정말 원 없이 먹었다.

일주일에 2통도 먹었던 것 같다

여름에 그렇게 흔해 빠졌던 수박이

어느순간 마트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태풍이 지나가고 

그저 태풍탓이겠거니 했는데

생각해보니 벌써 9월이다.


한참 저렴했던 수박가격 가격이 오르면서

수박을 사먹기가 왜 이렇게 망설여지던지.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먹고싶어도 참았을 때가 있었는데

막상 수박을 마트에서 보기가 힘들어지니

그 시기마저 그립다.


오늘 하나로마트에 갔다가 

수박이 있는 걸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이제 다시 못볼거라고 생각했던 수박을 마주하니

정말로 기뻤다.


1만 얼마 하던 수박이 2만원이 훌쩍 넘고

3만원가까이 하게 되면서 수박이 먹고 싶은데도 

비싸다는 이유로 사먹지를 못했다.


수박 이거 하나 먹을 돈이면

사과도 살 수 있고 토마토도 살 수 있는데.

그렇게 늘 내 욕구에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하며 살았다.

돈 때문에.

늘 그렇게 수박이 들어가고 나면 후회를 했다.


가격은 좀 있었지만

다시 만난 수박을 보며 기쁜 마음에 카트에 실었다.

오매불망 기다렸던 수박을 

'돈' 때문에 놓칠 수는 없었다.


내 욕구를 내가 알아준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외부조건'과 상관 없이 채운다는 것.

사소하지만 그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다.


돈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사람들 시선 때문에.


그렇게 나 아닌 외부요인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지 모르겠다.



수박을 만난 것도 반가운데

그 수박이 맛있기까지 하니

나는 오늘 횡재한 기분이다.

이 수박이 5만원인들 아깝지가 않을 것 같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라는 노래 가사처럼

있을 때 더 누리고 

있을 때 더 기뻐해야 겠다.


지나간 시절을 돌아보았을 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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