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나 Oct 21. 2021

오늘 당신의 선택은 무엇이였나요?

나는 빨간불에서 자동자 브레이크에서 떼지 않았다.


해결되지 못한 감정과 상처는 언제 어디서든 불쑥불쑥 튀어나와요.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두려움이 너무 클 때는 '선택'이라는 단어조차 막연하게만 느껴지더라구요.


큰아들과 함께 둘째를 데리고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차안. 반갑게 둘째를 만나서 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큰 아들이 자꾸 장난으로 "엄마 빨리 가야지~~~" 이러더라구요. 분명 신호는 빨간불이였고, 앞에는 앞에서 쌩쌩 지나가고 있는데 말이예요.


그 말을 듣고 제가 뭐라 그랬을까요?

"윤찬아, 지금 빨간불이라서,  출발하면 우리 죽는다구~~~" 이렇게 저도 농담으로 가볍게 넘겼어요.

그런데 아들이 계속 '빨리 가야지~~~'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저는 한결같이 'No'라고 대답을 하구요.


집에 돌아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나는 결국 윤찬이에 말에도 선택하지 않았구나'

'누가 뭐래도 내가 아닌건 아닌거구나'

'누구 때문에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구나'


늘 내가 아닌 남 탓으로 나의 책임을 돌리곤 했어요.


상황이 그래서, 어쩔 수 없어서, 

타인이 그렇게 대답을 유도해서 

내가 그렇게 행동했다고 변명했어요.


늘 내가 아닌 '남들'이 기준이 되어 내 행동을 설명하곤 했어요.

그래서 누군가 내 탓을 하면 너무 너무 억울했어요.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이런 말이 절로 나오는 거예요.

이런 말이나 하면서 

내 모든 선택권을 다른 사람에게 줘 버리는거예요.


근데 이날은 달랐어요. 


내가 분명이 차에서 브레이크를 풀고 출발하는 순간, 큰 사고가 날 거라는걸 알고 있었겠기에 아들의 그 어이없는 요구를 제가 '선택'하지 않았더라구요. 


내가 '위험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기에 '선택'할 이유가 없더라구요. '선택' 해서도 안되구요.




남들 때문에
당신 때문에

라는 말.. 참 많이 썼었어요.



내가 어떻게 그 상황에서 그래

 라는 말도 참 많이 썼었구요. 



남탓하는 아빠, 그런 아빠탓을 하는 엄마를 보면서 저도 부모탓, 상황탓 많이 했었네요. 결국 누구 하나 탓할 것 없는 같은 거울이였지만, 그렇게 끊임 없이 순환되는 남 탓 속에서 결국 해결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감정만 상하고, 자기 연민에 빠질 뿐이였습니다.


늘 남탓하며 살던 사람이 삶의 방식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남탓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책임'지지 않는 것이거든요.


남탓 하는 사람은 나를 내 삶의 무대 중앙으로 데려 오는 것이 참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아무도 나를 바라봐 주지 않을까봐, 내 능력없음이 탈로 날까봐

두려운 사람들인거죠.


남 탓하는 사람은 사람들은 관중석에서 앉아 남의 삶을 평가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저 사람보다 좀 낫겠지'하는 위안을 '남'을 비난하고 평가하는 행동을 통해 얻곤 합니다.


그런데 내가 백날 '남'에 대해서 평가한들 '남'은 바뀌지 않아요.

'나' 역시도 내가 평가하는 '남'보다 더 나은 인간이 되지 않습니다.

단지, '내'가 나를 바꾸겠다고 선택하면 '내 삶'은 바뀔 수 있어요.

딱 그것 뿐입니다.


남 탓 하는 사람은 '나의 탓'이 될까봐 두려운 사람들이예요.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 '내 탓이 될까봐' 혹은 '내가 잘 못한 것 일까봐' 두려워 하시는 분이 있으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내탓이 될까봐' 두려운 자신을 꼭 안아주시면 어떨까요?


'두려워 하고 있구나.'

'두렵구나'

'니 탓이 될까봐 두렵구나'


'니 잘 못이 아니야'


그렇게 두려운 나에 대해 충분히 공감해주는 시간을 통해

내가 나를 중앙무대로 데리고 올 수 있을 거예요.

'나의 선택'을 하고 책임 지는 삶을 살 수 있을거예요.

(그리고 때론 '선택하지 않음'을 통해 '선택했다'는 사실도 알게 될거예요)


아이들 탓, 남편 탓, 타인의 탓을 아무리 해봤자 결국 판단하고 수용한 것은 나임을 잊지 마세요.

선택한 것이 '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해결 할 사람도 내가 되는거예요.

해결 할 사람이 나일 때 오히려 문제는 쉬워지고, 해결책이 눈에 보이게 됩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구걸하지 않고 나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힘은 바로 내가 내 삶에 책임 지는 것 뿐입니다.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듯이

아이가 자전거를 배우듯이

내가 나의 주도권을 가지는 연습을 꼭 해보시길 바래요.


'어떻게?'라는 말 대신

'모르겠다'는 말 대신 

뭐라도 해보시길 바래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넘어지게 될 거예요.

좌절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더 단단해질거예요.


그대들은 고통으로 말미암아 사물과 다른 인간들에게 잘못을 범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그대들을 너그럽게 이해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의 너그러움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대들은 자신을 위해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자신의 고통을 달래기 위해 자신의 판단을 고치는 것은 고통을 달래는 휼륭한 방법이다.
니체의 말 13페이지


내게 일어나는 그 모든 상황은 나의 '선택'에 의한 결과예요. 내가 원하지 않았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는 뜻이예요.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지는 자유로운 삶. 오늘 당신의 '선택'은 무엇이였나요? 그 선택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며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보면 어떨까요?


작가의 이전글 사랑 받고 싶은 '단 한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