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5회차

우리는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가?

by 두드림

우리는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가?


스타트업에게 가장 자주 던지는 조언은 이것이다.
“작게 시작하라. 빨리 실험하라. 그리고 배우라.”
그러나 나는 종종 이 질문을 나 자신에게 돌려본다. “우리는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가?”


액셀러레이터의 실험 부재


솔직히 말해 많은 액셀러레이터가 ‘실험’을 하지 않는다.
한 번 만들어놓은 커리큘럼을 몇 년째 그대로 반복한다.
멘토 풀도 바뀌지 않고, 프로그램 운영 방식도 변하지 않는다.
그저 정부 보고서를 위해 숫자를 채우는 수준에 그칠 때가 많다.

창업자에게는 늘 “실험 없이는 혁신도 없다”고 말하면서, 정작 우리는 변화 없는 운영자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가? 이것이 내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불편한 질문이다.


왜 실험이 필요한가?


액셀러레이터도 결국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창업자를 고객으로 둔다면, 우리의 프로그램은 곧 ‘제품’이다.
제품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실험하고 개선해야 한다.

선발 실험: 창업자를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 것인가? 서류? 피치덱? 팀 역량 인터뷰? 새로운 평가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

교육 실험: 고객 인터뷰 워크숍이 효과적인가? 아니면 투자자 모의 협상이 더 큰 가치를 주는가? 실험해보고 비교해야 한다.

투자 실험: 소액 다건 투자가 효과적인가, 아니면 집중 투자 모델이 더 성과적인가?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

사후 관리 실험: 졸업 후 네트워크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온라인 커뮤니티? 멘토십 구독 모델? 다양한 방식이 실험되어야 한다.


이 실험이 없으면, 액셀러레이터는 단순 행사 기획자에 머문다.


실험의 방식 – 작게, 빠르게, 측정 가능하게


나는 실험이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세 가지다.


–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작은 단위로 시도한다.
예를 들어, 전체 커리큘럼을 바꾸기보다 한 세션만 바꿔보는 것이다.


빠르게 – 실험은 빨라야 한다. 결과를 몇 달 뒤가 아니라, 2~3주 안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측정 가능하게 – 실험 결과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데이터로 남아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 인터뷰 세션을 한 후 팀들의 첫 고객 미팅 성사율이 얼마나 늘었는가”를 수치로 기록하는 식이다.


실패한 실험에서 배우기


나는 몇 년 전, 창업자들에게 매주 3시간짜리 강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 교육 중심 접근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창업자들은 “이론은 알겠는데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때 나는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교육 자체는 의미가 있었지만, 실습과 시장 연결이 없으면 공허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 실패는 이후 프로그램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실습과 고객 연결을 중심에 두고, 이론은 최소화한다. 실패에서 배운 것이다.


성공한 실험 – 고객 연결 방식


또 다른 실험은 고객 연결 방식에서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멘토를 소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고객사와의 실제 PoC(Proof of Concept) 매칭을 시도했다.
작은 시도였지만, 그 과정에서 창업자들은 실제 매출을 경험할 수 있었다.
비록 일부는 실패했지만, 이 실험은 창업자들에게 가장 강력한 변곡점을 제공했다.


실험을 문화로 만드는 방법


실험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조직 문화가 되어야 한다.

나는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한다.


실험 백로그를 만든다.
운영팀이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마다 기록하고, 분기마다 최소 3건 이상 실행한다.


실험 회고를 정례화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면, 어떤 실험이 성공했고 실패했는지 팀 전체가 공유한다.


실험 KPI를 세운다.
액셀러레이터의 성과 지표에 “올해 몇 건의 실험을 했는가”를 포함시킨다. 실험 자체가 목표가 되면 조직은 변한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최종 질문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가?”
“창업자에게는 실험을 주문하면서, 정작 나는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에 솔직해질 때, 비로소 액셀러레이터는 창업자와 같은 언어를 쓸 수 있다.

실험 없는 액셀러레이터는 결국 제도 속 행정 기관일 뿐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실험하는 액셀러레이터는 진짜 창업가의 파트너로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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