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쓰기 주제는 책 속의 한 문장이었다. "결국 나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을 하고 싶을 때가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궁리할 때 생겼다. (엄마의 문장, 길화경)"라는 문장이다. 사실 나는 이 문장을 보자마자 나와는 반대되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그 이유는 나를 움직이는 힘은 바로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은 "하고 싶은 일"일까. 요즘에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연구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대학원생이 되었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하기 싫다는 마음이 들곤 한다. 잘 해내야 하는데, 그만큼 잘하고 싶은데 성과가 안 나오니 더 하기 싫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요즘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퇴근하고 나서 드라마를 보면서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는 것이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다른 일들은 다 잊어버리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하루 종일 펑펑 놀면서 머릿속의 생각을 비우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다시 해야 할 일을 마주하게 될 때 나는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이제는 대학원의 모든 course work이 끝나고 하루 종일 실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서 갑자기 어른이 된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어떤 하루를 보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되었다. 내년 초에는 논문을 적어야 한다. 내가 보기엔 내 실험의 결과들이 너무 부족한 것 같지만, 교수님께서는 정리해서 논문으로 Publish 할 단계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사실 나도 꼭 논문을 내고 싶다. 그런데 정말 낼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어제도 실험을 했다가 기대했던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교수님께 보고를 드리지 못했는데, 오늘 말씀드리니 "So far, So good!!"이라는 답장을 주셔서 많이 놀랐다. “지금까지는 좋다.”라는 뜻이었다. 생각보다 나는 잘 해내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글을 적다 보니 내가 생각보다 연구를 좋아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어렸을 때의 나는 나중에 커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회의감이 조금 많이 들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을까.' 하는 이런저런 고민들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러다가 마음속으로 '아, 나는 혼자서 일을 하고 싶어.'라고 생각할 때도 있고, 어쩔 때는 '나 예전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이라도 임용고시를 준비할까?'라고 고민을 할 때도 있다. 그러면서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원을 그만둘 상상을 하기도 한다. 내가 원할 때, 준비만 되면 언제든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에 위안이 많이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든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만둘 용기가 있어!"라고 나를 다독이면서 그렇게 오늘도 하루를 버텨낸 것 같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까지도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지 못하였다. 어쩌면 나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그 일을 무엇인지 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봐야 내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정말 열심히 노력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때는 후회 없이 그만둘 수 있을 것 같아서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자꾸만 힘이 빠져서 '내가 이 일을 그만두고 싶은 걸까.'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드는데, 이럴 때일수록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서 나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