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 it up

by 이남지 씀

좋은 결과를 얻었음에도 계속해서 나 자신에 대해 의심하고 질문을 던졌다. 원하던 목표를 이뤘다는 뿌듯함은 아주 잠시뿐이었고, 다시 커다란 무력감이 찾아왔다. 그때 나는 ‘이게 내가 정말 원하던 결과였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쉽게 사라지는 기쁨이라면 내가 그토록 바라던 일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졌다. 그 의문점에 대한 답을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나는 나의 결과가 자랑스럽지만 생각보다 주변의 반응이 무덤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노력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만한 보상과 칭찬을 얻지 못하면 의욕이 살아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퇴근하고 나서 하는 게임에 중독되었다. 게임 안에서는 조금만 노력해도 결과가 바로 나왔고, 그에 대한 보상과 기쁨도 엄청났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기쁨은 무엇일까. 끝이 보이지 않지만 계속해서 노력하면서 나아감으로써 얻는 최종의 보상일까. 아니면 게임을 할 때와 같이 하루에 있었던 힘든 일들을 빠르게 잊게 해 줄 만큼 빠른 보상일까. 아마도 그 두 가지의 기쁨 모두 적절하게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계속해서 데이터를 보기 좋게 정리하기 위해 다섯 시간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자정이 다 되어서야 퇴근을 했다. 그 결과물이 뿌듯하면서도, 계속해서 아쉬운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내일 다가오는 미팅에서 피드백이 좋을지 걱정도 됐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는 게 연구자로서 성장하고 있는 길을 걷고 있는 건지 의문도 들었다.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유독 없었던 요즘, 그 고민을 선배에게 털어놓았다. 그에 나는 이미 실험의 메커니즘과 장비를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계획할 수 있다고 답을 얻었다. “Keep it up.” 계속해서 나아가라는 말이다. 나에게 건넨 그 응원이 수많은 의심을 잠재우고 나를 믿고 나아가게 해 주었다. 결과를 이루고 난 후의 보상이 주는 기쁨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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