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낙산사 <다래헌>
여름맞이 숙박 세일 페스타 기간이다. 덕분에 할인된 가격으로 평소에 궁금했던 <낙산 비치 호텔>에서 하루 묵었다.
<낙산 비치 호텔>은 오랫동안 운영되었고, 나에겐 낙산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호텔이었다. 그런데 근처에 살다 보니 숙박해 볼 기회가 없었다. 숙박 당일, 퇴근하고 캄캄해진 저녁에 낙산에 도착했다.
낮이라면 낙산사 정문 주차장에서 식당가를 지나 낙산사 후문 주차장으로 가는 방법이 빠르다. 이렇게 캄캄한 시간에 낙산에 와 보기도 처음이라, 영업 중인 고깃집 불빛에 의지해 해변가로 나갔다. 해변 산책로를 따라 호텔로 가는 길도 있다. 바닷가 바로 앞 완공되어 가는 호텔 공사현장에서 희미한 불빛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내가 모르던 사이에 <낙산 비치 호텔>도 영업 중단을 했다가 새 주인을 만나 리모델링을 했다고 한다. 전에 낙산사에 다녀오면서 볼 때 어딘가 달라진 느낌이 들었었다. ‘여기서 하루 자고 아침 일찍 낙산사에서 일출 보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실행을 하게 됐다.
다음날 아침, 가볍게 챙겨 바깥으로 나갔다. 지하 사우나 앞 문으로 나가면 바로 낙산사 후문 주차장이다. 낙산사 개장 시간은 아침 6시부터인데, 벌써부터 산책 중인 사람들이 보였다. 5시 무렵 뜨기 시작한 해가 양양 앞바다에 낮게 걸려있었다.
입구를 따라가는 길, 꽃구경을 하는지 고양이 한 마리가 머리를 들고 어딘가를 골똘히 바라보고 있었다. 고양이는 먹는 문제가 해결되면 꽃구경을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아침 6시의 낙산사라니!
이렇게 근처 숙소에서 나오지 않으면 올 수가 없는 시간이다. 아침의 금빛 햇살에 물든 낙산사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여행객도 보이고, 템플 스테이 중인 사람도 보였다.
안 온 사이에 <다래헌>도 리모델링을 했나 보다. 뒷마당이 달라졌다. 사실 전에 왔을 때, 사찰과 <다래헌> 찻집 사이에 분쟁이 있던 걸 봤던 참이라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짐작이 됐다.
전에는 사찰 기념품을 팔면서 단호박 식혜 같은 전통 음료를 팔던 곳이다. 안쪽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다래헌> 가까이에 가니 서로 닮은 고양이 두 마리가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고양이는 자기 좋을 대로 편하게 있을 뿐인데,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편해진다.
뒷마당에 전에는 나무 벤치가 있었는데, 세련된 느낌의 철제 테이블로 바뀌어있었다.
고양이들은 경계심이 있어서, 내가 다가가자 다른 쪽으로 폴짝 뛰어갔다. 한 마리가 움직이면 다른 한 마리도 따라간다. 누군가 밥을 챙겨주시나 보다. 사료가 담긴 그릇이 놓여있었다.
찾아보니 이제는 기념품을 팔지 않고, 다른 건물에 기념품만 파는 곳이 따로 생겼다. 음료도 커피 위주로 바뀌어서 이제는 찻집이라기보다 한옥 카페 같은 느낌이 되었다. 키오스크도 있다.
아침 9시부터 연다고 해서 체크아웃 후에 가보기로 했다.
통유리창으로 안쪽이 들여다보인다. 저기 저 빈백이 놓인 자리가 탐나네. 아마도 여기서 제일 인기 많은 자리가 아닐까?(체크아웃하고 다시 왔을 때, 먼저 앉았던 분이 나가시고 바로 쟁취해 냈다!!)
이른 아침, 바다에서 조업 중인 어선들이 보인다.
카페 구경을 한참 하고, 원래 일출을 보려고 했던 ‘의상대’까지 걸어갔다. 바닷가 쪽으로 더 가면 ‘홍련암’에서 파도소리도 들을 수 있고, 정문 방향으로 가면 높은 언덕 위에 ‘해수관음상’도 있지만, 그만 발걸음을 돌렸다.
확실히 정문으로 들어가야 낙산사 전체를 걷게 된다. 후문으로 갔더니 마음이 약해져서 금방 구경을 마치고 나와버렸다.
그나저나 아침 낙산사,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