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글> 겨울 속초에서

한겨울, 다시 ‘사이렌 동네’에서

by Julie

어제 우연히 사이렌 동네에 올라갔다.

보여줄래요?
당신의 속초를

중앙시장에서 시외 터미널로 이어지는 ‘우렁길’, 중간에 ‘꼬시네 돈가스’건너편에 언덕이 보인다. 속초 시청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


주말이면 비어있는 시청 주차장을 여행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언덕을 오르면 저번 글에 쓴 ‘사이렌 동네’로 가는 계단이 나온다.



동네 주민들을 위한 작은 공원이 있는 곳이다. 여느 공원처럼 팔을 돌리거나 공중 걷기를 할 수 있는 운동기구가 있다. 그런데, 이제 그 기구를 사용할 동네주민이 얼마나 남아 있으려나?

10월에 영화 <속초에서의 겨울> 촬영지를 가볼 겸 왔던 곳이다. 그땐 포스터 촬영지 너머까지는 못 가보고 시장으로 내려갔었다. 이 언덕에서 이어지는 길이 궁금하던 차에 들러봤다.


속초 우체국에서 출발해도, 시장에서 출발해도 가파른 언덕길이지만, 꼬시네 돈가스에서 언덕을 올라 이쪽 계단길로 가면 한결 수월한 느낌이다.

계단을 올라 뒤를 돌아보면, 지나온 언덕길이 보인다. 시장에서 터미널 가는 길에 있는 롯데캐슬 아파트도 보인다.

마을 초입에 도착했다. 이제 이곳에 사는 주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예전에 사람들이 살 때는 어떻게 연탄이며 난방유를 시키고, 정화조 청소를 했을까?

왼쪽 길을 따라가니, 저번에 사진 찍은 곳이 바로 나왔다.

여기가 영화 <속초에서의 겨울> 포스터에 나온 장면을 찍은 곳이다. 포스터에선 도로 표지판 왼편의 나뭇가지를 포토샵으로 제거한 것 같다.


며칠 추울 때는 하늘이 높고 청명하더니, 오후에 눈이 온다는 소식이 있던 날이다. 하늘의 빛깔이나 괜스레 몸을 움츠리게 되는 공기가 영화 속 무드와 꼭 닮았다. 다시 말하면, 영화에 표현된 분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겨울의 속초에는.


멀리 속초해변과 외옹치의 롯데리조트까지 보인다.

길 끝까지 가봤다.

차가 더 이상 갈 수는 없지만, 사람이 드나들만한 골목이 나왔다. 이 길로 내려가면 십자약국 뒤쪽이 나올 것 같다.

지난 10월에 왔을 땐 없었던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번에 일이 속도를 내면, 한 5년 뒤엔 무슨무슨 프리미엄 아파트! 해서 이 언덕에 거대한 성채가 생길 것이다.

언덕을 돌아 속초 우체국 쪽으로 나간다.

저번에 올라왔던 길을 반대로 내려간다. 삼육 어린이집을 지나 속초 시청 울타리 옆으로 간다.

가다가 맞은편 바다를 봤는데

그쪽 다리(금강대교)에서 보면 언덕길 모습이 이렇다.


진짜 겨울이 되어서, 다시 한번 가본 ‘사이렌 동네’ 이야기 끝.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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