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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woluck Sep 26. 2020

마오쩌둥에 대해 궁금하다면

마오쩌둥:나는 중국의 유토피아를 꿈꾼다(신봉수 저, 한길사)

이 책은 2010년에 출간된 것이다. 그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시진핑이 헌법을 고쳐가면서까지 장기독재를 할 줄도 몰랐을 것이고, 미국하고 이정도까지 관계가 악화될 줄을 몰랐을 것이고, 홍콩을 이정도까지 옥죄일 줄은 몰랐을 것이고, 위구르 자치구를 제대로 밟아줄 줄도 몰랐을 것이고, 인도하고까지 설마 싸움을 벌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사실 나는 마오쩌둥 - 모택동이란 이름이 더 귀에 익다 - 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저 가끔 다큐에서 중국사회를 여전히 정치적 사상적으로 지배하는 논리를 만들어낸 사람이라 현재를 사는 중국인들은 그에 대해서 비판은 전혀 꿈도 꾸지 못한다는 정도와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사실 정도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 책은 베이징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마오의 사상에 대해서 즉 마오의 3대 저술을 근거로 마오의 사상을 설명하고 있으며 그가 지나온 중국의 근현대사를 약간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을 구입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유의해야 할 것은 마오의 사상에 대해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깊은 분석이나 비판을 시도하는 책은 아니므로 "뭔가 맹렬한 비판"이나 "현재의 중국을 1당 독재로 만든데 기여한 마오의 행적"을 읽기를 기대했다가 고르면 낭패를 볼 것이라는 점이다.
 
저자의 말대로 마오의 사상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의 고유의 사상과 결합한 것이라 당연히 나름의 특수성과 독자성이 있지만, 마오가 자신의 사상에서 정치적 강령을 확립하면서 "실천"이라는 항목을 힘주어 강조함으로 인해서 마오의 사상을 실천하지 않는 자들을 언제나 숙청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놓은 건 사실이고, - 어떤 사상이던지 실천을 지나치게 강조해 버리면 교조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실천하지 않는다 싶으면 반동으로 몰기 편리하므로 - 한 개인이 사상이 조금씩 변하는 건 사실이지만 마오는 자신의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기위해 사상의 변화를 해도 너무 심하게 한 듯 했다.
 
게다가 중국의 수준을 몇 십년 퇴보시킨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자임에도 - 물론 그 혁명에 대해 아직도 그 성격이나 본질에 대해 학자들간에 이견이 많다. - 그로 인한 여파는 오히려 그에 대한 신앙에 가까운 개인숭배를 더 강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이 어느 서구사회도 시도하지 않은 정치 엘리트를 통한 중국식 자본주의를 시험 중이라고 했다. 물론 그것이 옳다 그르다에 대한 저자의 판단은 없다. 이 저작을 통해 비판이나 논란의 물꼬는 트고 싶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마오의 "대약진운동"을 통해 희생된 사람들의 수를 수십만이라고 하거나 - 최대 3천만이라고 하는 의견도 있었다 - 마오가 벌인 숙청을 아주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거나 그가 다시 권력을 잡은 방법은 아예 기술하지 않았다던가 그의 말년의 최대 작품인 문화대혁명의 이득과 손실에 대해서는 극히 적은 분량을 할애하는 등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
 
친중국 성향의 사람들은 현 중국의 체제가 중국인 고유의 체제이고, 서양의 민주주의 개념을 통해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현재 중국의 체제에 있어서 일반 중국민들이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희생되거나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우리가 보고 있고 - 일단 언론 자유가 없으니 - 이민족으로 구성된 위구르나 티벳 자치구를 탄압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그 체제가 정말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 아무리 서양에서 유래한 민주주의 제도라고는 하지만, 다른 유용하고 의로운 제도의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고 대안이 없으므로 세계 여러나라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민주주의 제도를 국가의 운영 방침으로 삼는 것을 보면 마오가 제대로 만들어서 현재까지 독재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사상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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