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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Mar 25. 2017

어쩌면 이토록 그리울 수 있을까요

아마도 멀어지는 것으로 완성된 

  예전에는 하나였다고 하죠. 지금은 갈라진 이 땅이요. 그때는 서로에게 닿고 싶으면 그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나가면 되었을 텐데, 그랬다면 무엇이라도 만나고 누구라도 사랑하게 되었을텐데 지금은 무엇을 만나고 누구를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는 슬프게도 멀어진 이 땅을 생각해야만 해요.


  지구본을 보면,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다들 둥글다는 이 지구의 기울기와 당신과 나의 거리 그리고 그 거리를 채우고 있는 흙과 물 그리고 그 위에 떠있는 무한대의 공간을 생각해요. 아마도 멀어지는 것으로 완성된 지금의 세계와 헤어지는 것으로 완성된 이 연애의 끝에서 나는 어쩌면 저 대륙들도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제는 멀어진 당신을 내가 그리워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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