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atles Case
경영[management]이란 조직의 전략을 설정하고, 조직의 목표에 대한 성과를 얻기 위해 가용한 자원과 인력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안배하는 데 관련되는 모든 행동을 포함합니다. 밴드도 어떤 식으로든 경영 활동이 필요합니다. "음악만 좋다면 밴드는 성공한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일 것입니다. 밴드에 있어서 매니저는 관리와 마케팅의 역할을 합니다. 컨텐트와 사람이 동시에 상품화되고 전체 브랜드로 통합되는 대중음악 산업에서 이러한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비틀스가 역사상 최고의 밴드가 된 것은 필연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떤 뛰어난 재능이 꽃피지 못하고 알려지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은 종종 보게 됩니다. 혹은 별 볼 일 없던 재능이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시장의 성공과 재능 사이에 상관은 존재하지만 사실 크고 항상 유의미한 인과 관계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비틀스를 리버풀의 나이트클럽에서 메인스트림으로 데리고 나온 것은 Brian Epstein입니다. 브라이언은 1962년부터 그가 약물과용으로 사망하는 1967년까지 비틀스의 첫 매니저였습니다. 그는 원래 전문적인 매니저가 아녔습니다. 리버풀에서 가구점을 하던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음악 산업에 연결된 것은 그의 아버지가 가구점 옆에 있던 NEMS란 리버풀에서 가장 유명한 음반 판매점을 인수하면서부터였지요. 어렸을 때부터 그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대학 졸업 후 다시 돌아와 NEMS의 운영을 맡게 됩니다. 1961년 리버풀의 나이트클럽 The Cavern Club에서 처음 비틀스를 발견해냈을 때 비틀스의 멤버들은 이미 브라이언을 알고 있었습니다. 리버풀의 가장 유명한 음반가게의 사장을 리버풀 음악인이 모를 리 없었겠지요.
[탤런트의 발견]은 경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비틀스를 발견해 EMI의 George Martin과 계약시키고 이어서 그들을 성장시켜 세계의 정상에 올린 것만 해도 브라이언은 대단한 경영자입니다. The 5th beatle이라고 말하는 것도 과장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동성애적인 취향과 약물에 대한 탐닉은 그의 평판에 영향을 미쳤고 급기야는 생명마저 잃게 되었습니다. 경영에 있어서도 그는 그리 꼼꼼한 사람은 아녔습니다. Accountability에 대한 문제를 갖고 있었고 주먹구구식의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사후인 1967년경 놀랍게도 비틀스는 거의 파산 직전에 있었습니다.
브라이언 엡스타인의 여러 개인적인 일화는 Elton John과 Queen의 매니저였던 John Reid와 상당히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존 레이드의 이야기는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퀸의 일대기인 2018년작 영화 [Bohemian Rapsody]와 엘튼 존에 대한 2019년작 [Rocketman]을 통해서 말이지요.
브라이언 엡스타인에 이어서 1967년 비틀스의 매니지먼트를 맡게 될 때 Allen Klein은 이미 잘 알려진 미국 출신의 매니저였습니다. The Rolling Stones의 매니저였으며 브라이언의 생전에서 비틀스의 시장성을 탐내 여려 가지 파트너십을 제의한 바 있었습니다. 물론 브라이언 엡스타인이 응하지 않았지요. 브라이언이 사망한 후 알렌은 본인이 그토록 고대하던 비틀스의 매니저가 됩니다. 알렌 클라인의 일면은 Verve와의 일화를 통해 앞선 글에서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알렌은 유능하나 탐욕스러운 매니저였습니다. 사실 알렌 클라인이 아니었다면 비틀스는 커리어의 정점에서 도산을 하게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는 비틀스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내는 조건으로 EMI로부터 최고의 로열티를 받아냅니다. 그리고 앨범에 앞서 싱글을 발매하는 시도 등으로 매출을 향상합니다.
그는 성과 위주의 유능한 사업가였지만 성과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여러 지점에서 달콤하지만 않고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비틀스에 대해서도, 알렌 클라인에 대한 폴 매카트니의 깊은 불신은 비틀스 해체의 단초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틀스의 파트너십은 그들이 1966년 라이브 공연을 중단한 이후 이미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고 이후 끊임없이 폴 매카트니의 탈퇴설이 대두되곤 했었습니다. 따라서 알렌으로 인해 비틀스가 해체했다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일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브라이언 앱스타인이 사망하지 않고 매니저를 계속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는 생각 역시 틀린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겠지만, 우리는 보다 온전한 경영 리더를 갖게 되길 원합니다.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고 자신의 본성에 얽매어 있지도 않은, 높은 수준의 미학적 사고를 지닌 그런 리더를 갖게 되길 원합니다.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면을 제한 브라이언 엡스타인과 알렌 클라인을 합쳐보는,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The fool on the hill, live by Paul McCartney (다 이루어지는 못한, 비틀스의 1967년 프로젝트 [Magical Mystery Tour]의 발매 LP 수록곡)
*Title Image: Brian Epstein & Paul McCart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