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0년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
Alvin Toffler, “the Futurist”
(1928.10.4 ~ 2016.6.27)
오래전부터 미래학에 관심이 많았다.
고3 때 우연히(나가기로 한 3명 중 한 명이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대타로...) 국어 경시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교육부와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가 주최하는 큰 대회였다. 논술대회가 아니라, ‘국어 경시대회’였기에 독특하게 사전 독서 과제를 주고 논술과 구술을 테스트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1999년이었기에 너무도 당연히 화두는 21세기, 정보화 시대, 신지식인(심형래!!!)이었고, 핵심 참고 도서는 앨빈 토플러의 『권력 이동』.
익산시 대회에서 9명까지 전라북도 대회를 나가는 구조였는데, 대상자 9명 뽑는 중에 8명으로 턱걸이로 진출권(?)을 얻고, 도 대회는 3등인가를 했고(금상), 전국 대회를 나가서는 입상하지 못했다. (도 대회에서 너무 많은 힘을 쓴 건가?)
그때의 논술문이 책자 형태로 아직 남아 있다. 발문은 “정보화 사회에서 대중은 능동적인 주체로 남을 것인가, 혹은 수동적인 객체로 전락해 버리고 말 것인가?”였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엘리트주의가 아니라, “대중”의 합의된 힘(집단 지성)을 믿는 나로서는 “21세기의 대중은 현재의 수동성을 탈피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에서 골고루 활동하게 될 것을 예측”했다.
“현대 대중이 지닌 가장 큰 문제점인 인간소외, 즉 정치적 무관심이나 제한된 권력, 이에 따른 피동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개념”으로서의 대중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인간소외는 그들이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고 파악했다.
SK텔레콤에서 11년 반을 일하며 전략기획부문이나 경영전략실, 마케팅 전략본부 등의 Staff 역할을 주로 했고, (중간에 B tv mobile과 oksusu의 PM을 잠깐 하며 미디어 사업을 했지만) 마지막 팀은 미래전략팀이었다. 비트코인이나 부동산도 전혀 모르고(전세 사는 벼락거지...) 재테크에 젬병인 내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게 좀 우스워 보일 수 있지만, 내 인생을 관통하는 것은 “미래 전략”이었다.
“No serious futurist deals in predictions.
These are left for television oracles
and newspaper astrologers.”
진지한 미래주의자는
「예언」을 하지 않는다.
그런 일은 TV 쇼에 나오는 점쟁이나
신문 가십란에 실리는 점성술사가 할 일이다.
앨빈 토플러가 지금으로부터 50년도 전에 쓴 『미래 쇼크 (Future Shock)』 의 서문에 써 둔 글이다.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멋지기 때문에 좀 더 옮겨 적는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미래에 관한 모든 서술이 응당 「만일」, 「그리고」, 「그러나」, 「다른 한 편」 등의 한정사를 수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책에서 해당되는 한정사를 모두 써넣는다면 독자는 「아마도」라는 단어의 홍수 속에 매몰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하지 않고 현명한 독자가 이 문체상의 문제를 이해해 주리라 믿으면서 실례를 무릅쓰고 서슴없이 단호한 표현을 하기로 했다.
따라서 「… 할 것이다」라는 말의 앞에는 항상 「아마도」라든가 「내 생각에는」이라는 말이 선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사건에 적용되는 모든 날짜로 줄잡아서 판단해 주기 바란다.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역설적인 그 단어에 미래 전략의 본질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앨빈 토플러가 자주 인용한 Dennis Gabor의 문장은 “The future cannot be predicted, but futures can be invented.”
Alan Kay는 “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invent it.”이라 했다.
이언 골딘(Ian Goldin)은 2013년 컴퓨터화에 의한 고용의 미래를 분석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논문 「The future of employment : How susceptible are jobs to computerisation?」이 발간된 옥스퍼드 마틴 스쿨(Oxford Martin School)의 창립 멤버다.
그와 함께 도시학자이자 정치학자인 로버트 머가(Robert Muggah)가 2020년 발간한 『Terra Incognita (미지의 땅)』는 그런 의미에서 멋진 책이다.
한국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제목인 『앞으로 100년,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로 출간되었다. #세계화 #기후 #도시화 #기술 #불평등 #지정학 #폭력 #인구 #이주 #식량 #건강 #교육 #문화의 13개 주제를 다룬다.
결론 챕터의 부제는 “위험한 세상에서 집단행동을 촉구하다.”인데, 대중과 그들의 집단 지성, 집단행동을 바라는 것이다. 21세기의 엄청난 기회를 활용할 수 있으려면, 바로 지금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 책의 맨 마지막 문장 역시 이렇게 끝난다.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그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p.s. 1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래를 바라보게 하는 책인 만큼 각종 소식이 업데이트되는 홈페이지도 잘 되어 있다!
p.s. 2
표지 띠에 아인슈타인의 문장도 멋지다. “You can’t use an old map to explore a new world.”
[관련 자료 및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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