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싫은 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난 씻지도 않은 채 새벽에 조조할인을 받으며
버스에 올라탄다
일단 버스를 타기만 하면
그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아서
하지만 출근하려는 나를 잠시 붙잡아
곁에 두려는 아내의 마음이
애써 감춰두었던 그 감정을 복받쳐 오르게 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내가 이렇게 까지 이 회사가 싫어질 줄이야
이직한 지 이제 2년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그 2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많이도 힘들었는데 잘 견뎌낸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 거 같다
이직하자마자 투입된 프로젝트는
이미 불이 난 상태
가라앉기 시작한 세월호와 같아서
나와 같은 시기에 경력으로
이직한 직원들 모두가 퇴사하는 일이 벌어졌고
힘겹게 그 프로젝트를 마쳤지만
내가 목도한 현실은
경험도 없는 신규 프로젝트 투입이었다
그곳에서 똥 하고 된장도 구분 못하는
사람들 무리에 휩싸인 이방인이 되어
정말 힘겹게
프로젝트 경험이 전무한
업체를 다독이며
경험이 없고 it 자체를 모르는
내부 인력들에게 상황을 알리며
힘겹게 그 프로젝트를 끝마쳤지만
내게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었으면
차라리 다행이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윗사람 본인이 생색을 내기 위한
더 큰 과제를 기획하기 위한 결과물을
내게 바랬다
내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고
억울한데도 하소연할 곳도 없고
그저 장작이 되어 태워졌는데
숯이 되어 한 번 더 타고
이젠 재가 되었는데
나를 극한 상황에 몰아넣는구나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젠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