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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ho Mar 31. 2023

#67. 질문을 생각하는 법

101번 글쓰기

Chat GPT의 시대=좋은 질문의 시대


얼마전 챗GPT 관련 글들을 읽다가 '프롬프터 엔지니어'가 뜬다는 내용을 봤다.

기획자로서 가장 눈길이 갔던 대목이다. 양질의 질문에 따라 모두에게 똑같지 않은 도구가 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챗GPT를 어떤 대상으로 셋팅해서, 어떤 질문에 대답을 잘 하게 만드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의며였다. 그래서 그 역할을 하는 '프롬프터 엔지니어(일종의 챗GPT 조련사)'가 뜬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챗GPT에게 국한된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주 OT, 전략적인 질문으로 만드는 첫인상

나는 광고주와의 첫 인상이 남을 오리엔테이션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 편이다. 가령 해당 브랜드의 컬러에 맞춰 의상을 입고, 그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경험담을 준비한다. 없다면 얼른 소비해본다. 그리고 제품이나 서비스에 밀접한 질문을 한다. 광고주의 OT 내용과 거리가 있더라도, 소비자 관점에서 질문을 하면 나를 첫 대면하는 광고주들은 대부분 호감을 갖게 됐다. (수주 후 첫 회식 자리에서 확인해 본 결과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해당 브랜드를 어떻게 연호해야 하는지를 꼭 물어본다. 결국 광고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연호되는지를 점검해야지 전략적인 방향이 큰틀에서 정리된다고 생각한다.


관련해서 얼마 전 한 경쟁PT의 광고주 오리엔테이션(이하 OT)에서의 일화를 소개하자면,

같이 참석한 팀장이나 다른 분들은 PT를 진행하면서 준비해야 하는 실무적인 것들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사실 나는 OT 현장에서는 그런 질문을 잘 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상호 Q&A 세션을 가지기 때문에 그 때 확인 가능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들이 가장 가려운 지점이 어딘지를 빠르게 파악해 질문을 하고, 그를 통해 '이 사람이 우리 브랜드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있구나, 우리 브랜드에 관심이 높구나, 그래서 같이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주력한다.


그래서 이번 OT 때는 이런 질문을 했다.


"혹시 해당 제품이 광고 상에서 어떻게 연호 되어야 할까요? 말씀 주신 페키지에 표기된 제품명으로 해야할지, 검색에 유리한 세일즈톡을 만들어도 될지, 아니면 모브랜드와 합쳐서 연호 되는 것도 가능할지요?"


경쟁PT가 나온 제품은 대중적 인지도는 낮은 상황이었고, 모브랜드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럼에도 광고주는 인지도가 낮더라도 원 브랜드명이 연호 되길 원했는데, 내 질문에 내부에서 고민해 본적이 없어서 열어 놓고 제안해줘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들이 고민해본 적 없는, 왜냐하면 내부에서는 계속 연호 되기에 익숙해서 놓치고 있던 지점이었다.


이후 경쟁PT가 진행 되면서, 광고주 실무가 한참 후에 이야기 해줬던 바로는 나처럼 질문하는 사람도 없었고, 관련된 질문을 한 대행사도 없었다고 했다. 다들 캠페인 일정이나, 예산의 배분 같이 수주 후 업무진행에 관련해서만 물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 대해서 '이 회사는 인사이트가 있구나, 우리 브랜드에 관심이 높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Q&A세션의 디테일

한 번은 광고주와 질의응답을 메일링으로 주고 받았는데, 우리 본부장님이 편지형식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했었다. 광고주는 생전 처음 본 질의응답 방식에 감명을 받았고, 우리 본부가 수주를 했던 기억이 난다. 양질의 질문 만큼이나 질문을 하는 형식도 전략적인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어떤 질문은 상대방에게 나의 수준을 드러낼 수 도 있고, 우리의 패를 까보일 수 도 있기 때문에 질문이라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높이고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남들처럼 질문하면 남들처럼 평가 받지만, 남들과 다르게 질문하면 남들과 다르게 평가 받는다는 것을 이 때 깨닫게 되었다.


#다시 질문의 중요성 시대에 대해

챗GPT 시대에 질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획자에게 더더욱 커지고 있다.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면, 생각해던 결과물을 성취할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광고주를 접하는 경우 외에도 사내에서 진행 되는 회의들, 새롭게 접하는 업무들 처럼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어떤 질문 하나로 나에 대한 평가, 이미지가 돌변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든 질문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챗GPT 시대기 때문에 질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문은 이미 너무 중요한 사회생활의 도구였는데 챗GPT가 다시금 깨닫게 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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