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미신의 과학
타이거 우즈는 메이저 대회 마지막 날에 반드시 빨간 셔츠를 입는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대회 기간 동안 같은 양말을 신고, 코트에 들어서기 전 공을 정확히 다섯 번 튀긴다.
마이클 조던은 시카고 불스 유니폼 안에 항상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시절의 파란 반바지를 입었다.
우리는 이것을 '미신' 또는 '징크스'라고 부른다. 그런데 만약 이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면? 단순한 심리적 위안을 넘어서, 측정 가능한 수행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2010년, 독일 쾰른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산 다미쉬와 그 연구팀은 바로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일련의 실험을 설계했다.
첫 번째 실험은 단순했다.
참가자들에게 골프 퍼팅을 시켰다. 실험실에 미니 퍼팅 그린을 설치하고, 같은 거리에서 10번씩 공을 굴리게 했다. 모든 조건은 동일했다. 단 하나를 제외하고.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공을 건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 공이요."
나머지 절반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이 공은 행운의 공입니다."
한 문장의 차이. 결과는?
행운의 공을 받은 그룹의 퍼팅 성공률이 35% 더 높았다.
10개 중 평균 6.42개를 성공시킨 것에 비해, 통제 그룹은 4.75개에 그쳤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다미쉬 팀은 후속 실험을 통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핵심은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의 '행운의 물건'을 활용했다. 실험 전 참가자들에게 개인적으로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물건(부적, 인형, 팔찌 등)을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실험 도중 그 물건을 옆에 두게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실험을 위해 잠시 보관하겠다"며 물건을 가져갔다.
이번에는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카드 짝 맞추기 게임이었다.
결과는 다시 한번 놀라웠다. 행운의 물건을 가지고 있던 그룹이 유의미하게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중요한 점 — 이들은 테스트 전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더 높게 보고했다.
다미쉬는 이렇게 설명했다: 행운의 물건이나 행운의 말은 자기효능감을 높인다. 자기효능감이 높아지면 과제에 대한 자신감이 올라가고, 자신감이 올라가면 실제 수행이 향상된다.
미신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실험은 더 흥미로웠다.
연구팀은 애너그램(글자 재배열) 풀이 과제를 주었다. 이번에는 두 가지를 측정했다: (1) 참가자들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 수준, (2) 포기하기 전까지 과제에 매달린 시간.
"행운을 빌어요(Cross your fingers)"라는 말을 들은 그룹은 더 높은 목표를 설정했고, 포기하지 않고 더 오래 시도했다.
이것은 중요한 발견이다. 행운의 믿음은 단순히 '덜 떨리게' 해주는 것이 아니었다. 더 큰 꿈을 꾸게 하고, 더 끈기 있게 노력하게 만들었다. 수행의 양과 질 모두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물론 과학에서 한 번의 실험 결과를 절대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2014년, 칼린-재이거먼과 콜드웰 연구팀은 다미쉬 실험의 재현을 시도했다. 결과는 혼재되어 있었다. 일부 조건에서는 효과가 재현되었지만, 다른 조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럭키참 효과는 조건부라는 것이다.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본인이 믿어야 한다: 미신의 효과는 믿음에서 온다. 행운의 물건을 '그냥 물건'으로 보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다.
과제와 연결되어야 한다: 행운의 물건이 해당 과제에서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어야 한다. 수학 시험에서 농구화를 행운의 아이템으로 쓰는 것은 덜 효과적일 수 있다.
의존이 아닌 활용이어야 한다: 행운의 물건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수준이 되면, 오히려 불안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세계 최정상의 운동선수들은 왜 미신에 집착하는가?
이제 답을 할 수 있다.
그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기량이 뛰어남을 알지만, 동시에 결과가 완전히 자신의 통제 안에 있지 않음도 안다. 0.1초, 1cm의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세계에서, 심리 상태가 수행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빨간 셔츠, 낡은 반바지, 같은 양말 — 이것들이 객관적으로 능력을 높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것들이 제공하는 자신감, 집중력, 심리적 안정감은 실제 수행 향상으로 이어진다. 프로 선수들은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이 효과를 체득한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심리학자들보다 먼저 답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실천적인 제안을 해보자.
중요한 시험, 면접, 발표를 앞두고 있다면 '행운의 물건'을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그것이 '과학적으로 말이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그것을 믿느냐, 그리고 그 믿음이 당신에게 자신감을 주느냐다.
물론 행운의 물건이 실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 아무리 행운의 펜을 쥐고 있어도, 공부하지 않으면 시험을 잘 볼 수 없다. 하지만 충분히 준비한 상태에서 마지막 1%의 심리적 엣지가 필요할 때, 작은 미신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
행운의 '물건'에 대해 살펴보았다면, 다음 화에서는 행운의 '행동'을 다룬다.
나달의 물병 정렬, 르브론의 분필 의식 — 이런 의례적 행동은 왜 불안을 줄여주는가? 2016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연구팀이 발표한 실험은 놀라운 답을 제시한다. 아무 의미 없는 동작이라도, '의례'라는 프레임을 씌우면 실제로 심박수가 낮아지고 수행이 향상된다는 것.
의례의 과학, 다음 화에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