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가는 얼굴, 변하지 않는 나
오래된 사진첩을 넘기다가 멈칫한 적이 있다. 20대의 나, 30대의 나, 그리고 오늘 거울 속의 나. 같은 사람인가? 눈동자는 같은데, 눈가에 선이 생겼다. 웃는 표정은 같은데, 볼의 탄력이 다르다. 머리 모양은 바꿀 수 있지만, 머리카락 자체가 변했다.
외모의 변화는 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매일 거울을 보기 때문에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를 놓치기도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나는 늙어가고 있구나.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자, 노화가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곳이다.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두 가지 핵심 단백질이 있다. 콜라겐과 엘라스틴. 콜라겐은 피부의 구조를 지탱하는 골격이고, 엘라스틴은 피부가 늘어났다 돌아오게 하는 고무줄이다.
20대 중반부터 콜라겐 생산이 매년 약 1%씩 감소한다. 폐경 후 5년간은 더 급격히 줄어 최대 30%까지 감소할 수 있다. 엘라스틴도 나이와 함께 변성되어, 피부가 중력에 지기 시작한다.
결과는 주름과 처짐이다. 표정을 지을 때 생기는 선이 점점 깊어지고, 중력이 이기기 시작하면서 턱선이 흐려지고 눈꺼풀이 내려앉는다.
자외선은 이 과정을 가속화한다. '광노화(photoaging)'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평생 햇볕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같은 나이라도 피부 노화 정도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얼굴과 손등은 늙어 보이는데, 햇볕을 거의 받지 않는 부위는 훨씬 젊어 보이는 이유다.
머리카락도 변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백발이다.
머리카락 색은 멜라닌 색소가 결정한다. 모낭 안의 멜라닌 세포가 색소를 생산하여 자라나는 머리카락에 전달한다. 나이가 들면 이 멜라닌 세포가 줄어들고, 결국 색소 없는 흰 머리카락이 자란다.
백발이 시작되는 나이는 유전에 크게 좌우된다. 30대에 백발이 시작되는 사람도 있고, 60대까지 검은 머리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인종에 따라서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백인이 가장 빨리, 아시아인이 그다음, 아프리카인이 가장 늦게 백발이 된다.
탈모도 흔하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과 호르몬(DHT)의 영향으로 모낭이 축소되는 현상이다. 50대 남성의 약 50%가 어느 정도의 탈모를 경험한다. 여성도 폐경 후 머리숱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체형도 바뀐다. 같은 체중이라도 구성이 달라진다.
근육량은 30대부터 서서히, 50대 이후로는 더 빠르게 감소한다. 10년마다 약 3~8%의 근육이 줄어든다. 이것을 근감소증(sarcopenia)이라 한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진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찌기 쉬워진다. 게다가 지방이 쌓이는 위치도 변한다. 젊을 때는 피하지방이 주로 축적되지만, 나이 들면 내장지방이 늘어난다. 배가 나오는 이유다.
키도 줄어든다. 척추 사이의 디스크가 수분을 잃고 압축되면서, 40세 이후 10년마다 약 1cm씩 키가 줄어들 수 있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척추 압박골절로 더 급격히 줄어들기도 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한다. 예일 대학의 베카 레비(Becca Levy) 교수는 노화에 대한 인식이 실제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레비 교수팀은 660명을 23년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 노화에 대한 태도를 측정했다. "나이가 들면 쓸모없어진다"는 식의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과,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진다"는 식의 긍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으로 나뉘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노화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이 평균 7.5년 더 오래 살았다. 이 효과는 콜레스테롤 관리(4년), 건강 체중 유지(3년), 비흡연(3년), 운동(3년)보다 컸다. 노화에 대한 마음가짐이 혈압이나 흡연만큼이나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왜일까? 레비 교수는 몇 가지 경로를 제안한다.
첫째, 행동 경로. 노화에 부정적인 사람은 "어차피 늙으면 건강이 나빠지니까" 하고 건강 행동을 소홀히 한다. 긍정적인 사람은 노년에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믿기에 건강 행동을 유지한다.
둘째, 심리적 경로. 부정적 기대는 스트레스를 높이고, 스트레스는 생리적으로 노화를 가속화한다.
셋째, 자기실현적 예언. 노화에 부정적인 사람은 기억력 테스트 같은 상황에서 더 긴장하고 실제로 성적이 나빠진다. 이것이 "역시 나이 들면 기억력이 떨어져"라는 믿음을 강화한다.
영화의 역사에서 흑백 영화가 먼저 있었다. 컬러 필름이 개발된 후에도 많은 감독들은 의도적으로 흑백을 선택했다. 컬러보다 흑백이 더 아름다운 영화들이 있다. 《쉰들러 리스트》, 《로마》, 《프란시스 하》.
왜일까? 흑백은 색의 화려함 대신 빛과 그림자, 구도와 표정에 집중하게 한다. 불필요한 것이 제거되면 본질이 드러난다. 컬러의 풍요로움이 사라진 자리에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이 들어선다.
노화한 외모도 비슷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젊음의 매끈함이 사라진 자리에 무엇이 드러나는가. 주름은 수십 년간 지어온 표정의 지도다. 웃음 주름은 많이 웃었다는 증거이고, 미간 주름은 많이 생각했다는 증거다. 백발은 시간이 쌓였다는 훈장이다.
물론 이것은 쉬운 관점 전환이 아니다. 젊음을 미의 기준으로 삼는 문화 속에서, 늙어가는 외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레비 교수의 연구가 보여주듯, 이 관점 전환이 단순히 '마음 편하자'는 차원이 아니라 실제 건강과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내 외모인가?
젊었을 때 외모는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사회적 반응, 자기 이미지, 자신감이 외모와 연결된다. 그러나 외모가 변하면 정체성도 변하는가?
노화는 이 질문에 대면하게 한다. 거울 속 얼굴이 변해도 '나'는 여전히 나다. 이 인식은 외모 너머의 정체성—가치관, 관계, 기억, 성격—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
어쩌면 노화의 한 가지 선물은 이것일 수 있다. 표면의 변화를 통해 표면 아래의 것을 발견하는 기회. 외모 중심의 자기 인식에서 벗어나, 더 깊은 정체성을 탐색하는 계기.
거울 앞에 선다. 주름이 보이고, 흰 머리가 보인다. 그러나 눈동자 속에는 여전히 같은 사람이 있다. 모든 것이 변해왔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다음 화에서는 신체 능력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때 뛰어올랐던 계단을 이제 천천히 걷게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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