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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가 Mar 03. 2023

내가 정한 약속은 지켜지고 있나?

작심 삼년,

나 자신과 약속을 한다. 가족들에게 더 잘하고, 게을러지지 않게 항상 노력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참 욕심도 많다.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하면 좋으련만 괜히 또 이것저것 판만 벌린다. 지나친 약속들이 지나쳐버린 약속들이 되진 않을지...


그래서 몇 개나 지켜지고 있을까? 


가족들에게 더 잘하기. 늘 마음에 새기고 떠올린다. 그런데 떠올리고만 있다. 머릿속으로 생각해도 툭툭 튀어나오는 반응은 신경질 적이다. 곧바로 후회가 밀려오면서 잘해야지 싶다가도 입에서는 또다시 버럭 하는 소리가 튀어나온다. 음... 기준치에 한참 미달이다.


항상 노력하기. 이건 다른 것들과 좀 묶어서 생각해 보자. 


책? 매일매일 읽었다. 그런데 요즘엔 좀 뜸하다. 봄이 되면서 책을 볼 때 눈이 지나치게 매워 책을 읽을 수가 없다. 변명 같지만 진짜다. 기분 탓인지 날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이 시려 뜨는 게 힘들다. 그럼에도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매일 가지고 다닌다. 컨디션에 따라 10장도 못 읽을 때가 있지만, 이 정도면 나름 열심히라고 말할 법하다.


글도 매일 쓴다. 주말에는 쉬고. 

쉴 때만큼은 글에 대한 생각을 최대한 멀리한다. 글모임 톡방도 어지간하면 안 본다. 그게 글을 쓸 수 있게 유지하는 힘인 것 같다.

'무조건 매일' 쓰다 보면 머리가 막힐 때도 있고, 개인사정으로 하루하루 건너뛰다 보면 결국 포기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최대한 '지킬 수 있는 만큼'을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덕분에 나름 잘 지켜지고 있다. 어쩌다 하루 건너뛸 때도 있지만 다음날 최대한 채워서 두 가지 내용을 쓰려고 노력한다. 대충 이것도 지켜지고 있는 거 같다.


공부... 인생공부는 한다. 화상모임을 통해 나를 알아보고 그런 거. 최근에는 건강에 관심이 생겨 유튜브로 영양제들을 비교해 보고 운동하는 법들을 살피고 있다. 이것도 배움이라면 배움이지. 

이제 와서 공부라는 게 참 애매하다. 배울 게 없다고 말하기엔 머릿속이 너무 청정지역이다. 막상 배우려고 해도 뭘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계속해서 정보를 쌓는 정도가 공부라고 타협할 수 있으려나?


운동.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운동 영상을 10분씩 따라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눈뜨자마자 꾸준히 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10분만 더 자면 세상 편할 것 같은데. 

주 2회씩은 필라테스를 배우며 사지가 찢겨나가는 고통을 참아내고 있다. 운동을 안 하는 날엔 혼자서 운동을 한다. 사실 귀찮아서 스트레칭 위주로 가볍게 하고 있지만 그거라도 움직이는 게 어디인가. 


하나씩 살펴보니 제법 잘하고 있다. 어거지로 끼워 맞춘 감이 없진 않지만, 스스로와 한 약속을 지나쳐버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나란 녀석 제법 대견하네. 목표를 높게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매한 결과라도 길게 가져가고 싶다. 멈춤 없이 계속 나아가는 사람. 뛰지 않아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페이스 조절을 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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