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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가 Aug 11. 2023

인생마라톤? 힘들면 포기해.

인생은 흔히 마라톤 경기에 비유되곤 한다.

서로 다른 출발선. 서로 다른 결승선. 서로 다른 조건들이 들러붙은 불공정한 경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단다.


왜?

인생은 한 번뿐인 마라톤이라서? 왜 한 번뿐이라는 건지 그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

그깟 거 좀 포기하면 어떤가. 뛸 수 없는 경기라면 포기하고 새로운 출발선에서 새로운 결승선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힘들면 걷기도, 쉬기도 해라. 하지만 포기는 하지 말아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가(혹은 스스로가) 모두에게 패드립을 날린다.


'포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 또한 결단력이 필요한 선택이다.

멀리해야 할 건 '완전한 포기'다. 노력도, 새로운 도전도 없이 포기 그 자체만을 위한 포기.


요즘, 마라톤에 비유된 내 삶을 생각해 보며 어디까지 가느냐보다 내가 어떻게 가고 있느냐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실패가 두려워 포기가 두려워 내 존재의 가치, 시선이 두려워 오염물을 덕지덕지 처바르고 아득히 먼 곳을 향해 기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기어서라도 갈 수 있다는 코앞의 사실을 쫓으며 희망 없는 결승선으로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지금의 마라톤이 아니더라도 조금 더 체력을 끌어올리고 두 발로 당당히 결승선을 향해 갈 수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마라톤도 그렇지 않은가. 운동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처음부터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해서 굴러서라도 가는 게 나을까? 아니면 아침 조깅을 시작으로 3Km, 5Km 식으로 점점 자신이 정복할 수 있는 마라톤을 뛰는 게 나을까?


주변에서 우르르 달려 나가도 결국 내 페이스를 잡아야만 결승까지 갈 수 있다. 왜 그동안 다른 사람 페이스에, 다른 사람 운동복에, 다른 사람 러닝화에 신경을 쓰면서 가시밭을 뒹굴었을까.

이제는 내가 뛸 수 있는 곳에서 내 페이스의 인생을 두 발로 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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