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힘찬 고동
'요동친다. 그 자그마한 것 속에 더 자그마한 것이 악착같이 살겠다고 발악한다.'
병원에서 처음 효니의 심장 소리를 들었을 때 든 생각이다.
이제 막 손가락 만한 녀석의 심장고동엔 힘이 있었다. 뭐가 그리도 급한지, 100m 전력질주라도 한 것 마냥 헐떡이는 소리. 마치 살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간절함에 실린 생명의 무게가 한없이 무거웠다.
오묘한 기분. 기쁨보다는 경외. 그리고 책임감.
그 심장 고동은 너무나 선명했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행복하게 해 줘야겠다.
내 인생에서 우리의 인생으로. 내 행복이 우리의 행복으로.
근본적인 삶의 기준점이 싹 갈아엎어졌다.
내가 믿는 종교는 없지만, 마치 신을 직접 대면한다면 느낄 법한 절대적인 무언가였다. 굳이 종교도, 신도, 필요 없을 만큼 내 모든 것이 명확해지는 순간. 내게는 신앙과 다를 바 없는 절대적인 존재와의 조우였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때의 마음을 놓치고 있던 것 같다. 지금도 눈을 감고 떠올리면 그 소리가 선명한데 마음만은 희미하다. 세월이란 변명에 감정으로 덮고 지내다니. 그때의 마음가짐으로만 살았어도 훌륭한 사람이 됐을 텐데. 효니가 준 기회를 스스로 묻어두고 살아왔단 생각이 갑자기 든다.
모든 것이 복이었다. 존재 자체가 축복이었고, 나를 바꿀 기회였다. 그런 존재가 여전히 내 옆에 있다. 심지어 혀기까지 하나 더 있다. 그리고 그 기회를 내게 전해준 아내분까지.
여전히 들린다. 그 심장 소리가. 아직도.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