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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Apr 06. 2021

한·중·일 무예를 집대성하다.


1790년(정조 14년) 편찬된 <무예도보통지>는 4권 4책, 언해본 1책으로 구성된 총 5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조가 무예 훈련 교범인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한 이유는 군사들이 무예와 병법을 익히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 그러기 위해 기존에 활용되던 <무예제보>, <무예신보>, <기효신서>, <무비지> 등의 병서를 깊이 연구하여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무예도보통지>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백동수가 무예를 선보이면 규장각 검서관 이덕무와 박제가가 주석과 해설을 붙였다. 이 작업이 끝나면 백동수가 올바르게 기록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무예 시범을 관찰하여 정확하게 기록하고 재확인하는 과정으로 만들어진 <무예도보통지>는 무예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쉽게 익힐 수 있었다.


<무예도보통지>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선조의 명령을 받은 한교가 명나라 병법서 <기효신서>를 참고하여 만든 <무예제보> 6기와 사도세자가 대리청정하던 시기에 만든 <무예신보> 12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무예제보>에서 가져온 내용은 원(原), 새로 보충하여 설명하는 것은 증(增), 특별한 논증이나 편찬자의 견해에는 안(案)으로 표기했다. 그 결과 <무예도보통지>는 한국・중국・일본의 무예를 집대성한 백과사전의 성격을 지녔다. 또한 한자를 모르는 양인들이 쉽게 무예를 익힐 수 있도록 한글로 만들어진 언해본도 있었다.




<무예도보통지>는 전략과 전술만 담은 기존의 무예서와 달리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무예와 병기를 다루었다. 도식을 통해 무기의 제도와 형태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설을 통해 해당 무기나 무예에 관한 역사적 사례를 설명하면서 병기의 역사와 재료·제작법 그리고 관련 인물까지 자세하게 설명했다.


<무예도보통지>는 1권: 찌르는 무기인 장창・죽장창・기창・당파・기창・낭선 / 2권: 베는 무기인 쌍수도・예도・왜검・교전 / 3권: 베는 무기인 제독검・본국검・쌍검・마상쌍검・월도・마상월도・협도・등패 / 4권: 치는 무기인 권법・곤방・편곤・마상편곤・격구・마상재 / 5권: 관복도설(무기에 필요한 의복에 관한 설명)과 고이표(각 부대별 차이점)를 담으면서 총 24기 무예를 소개하고 있다.

<무예도보통지>는 북한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신청하면서 2017년에 등재되었다. 유네스코는 “무예도보통지는 오늘날 세계적인 무술이 된 태권도의 근원에 해당하는 한국의 전통 무예를 도해와 함께 설명한 종합무예서이다. (중략) 무예도보통지는 태권도의 뿌리가 되는 한국의 전통 무술은 물론이고 무예의 요람으로서 유구한 역사와 우월성을 자랑하는 동아시아 무예를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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