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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May 16. 2023

조선 시대 아동을 위한 교과서

아이들이 유교 경전을 익히고 배워 일상생활에서 유자로서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 조선은 아이들을 위한 교재 편찬에 힘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교재로 중국 양나라 주흥사가 지은 《천자문》과 주자가 아동 교재로 만든 《동몽수지》, 그리고 중국 후당의 이한이 지은 《몽구》를 보충하고 주석한 유희춘의 《속몽구》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중국의 책을 그대로 활용하기보다는 조선의 여건과 교육 목적에 맞춘 입문서로 박세무의 《동몽선습》과 이이의 《격몽요결》이 있었다.     

《동몽선습》은 1543년(중종 38년), 평양감사 민제인과 박세무가 함께 저술한 교재였다. 이 책은 보통 《천자문》을 익힌 다음에 공부하는 교재로 많이 활용되었는데, 현종 이후로는 세자 교육에도 활용되었다. 《동몽선습》에서는 기초적 윤리인 부자유친・군신유의・부부유별・장유유서・붕우유신의 오륜을 심도 있게 다뤘다. 또한 윤리 외에도 고대부터 명나라까지의 중국 역사와 우리의 역사를 담았다. 특히 중국과 대등했던 단군에서부터 조선까지의 역사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어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했다.      


《격몽요결》은 1577년(선조 10년)에 율곡 이이가 학문을 배우는 어린아이들을 위해 저술했다. 이이는 유교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책을 저술했는데, 해주에서 학도를 가르친 경험이 책에 반영되어 있어 현실에서 활용하기 좋았다. 10장으로 이루어진 《격몽요결》은 배움의 목적이 입신양명이 아닌 성인이 되는 것임을 밝히고, 학문을 익히는 데 필요한 자세와 경계해야 할 태도를 책에 담았다. 또한 학문을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소학》-《대학》・《대학혹문》-《논어》-《맹자》-《중용》-《시경》-《예경》-《서경》-《주역》-《춘추》순으로 배워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외에도 이이는 효를 강조한 《사친》, 부부간의 예의를 강조하는 《거가》, 학문의 목적을 담은 《처세》 등을 제시했다. 인조는 전국 향교에서 《격몽요결》을 교재로 삼아 학생들을 가르치게 할 정도로 《격몽요결》의 가치를 인정했다. 또한 《격몽요결》은 이이를 문묘 종사에 배향될 수 있게 만든 가장 큰 업적이었다.     


《동몽선습》과 《격몽요결》은 어린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할 윤리와 역사를 우리의 관점에서 저술함으로써 어린아이들이 자주적이면서도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따라서 국가에서도 두 교재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보급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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