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약집성방>은 무엇인가요?
1443년 편찬된 <향약집성방>은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를 소개하고, 치료 방법을 기록한 의학서적이에요. 세종 때까지 질병 치료를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약재를 비싼 값을 지불하고 수입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당연히 돈이 있으면 치료받을 수 있지만, 돈이 없으면 치료받을 수 없었겠죠. 그래서 누구나 병에 걸리더라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세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책이 <향약집성방>이에요. 이 책은 외과·부인과·소아과 등 질병을 959개로 구분하고, 병의 원인과 증상에 따른 치료 방법 1만 700개가 제시되어 있어요. 누구나 약재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광물성·식물성·동물성으로 나누고 채취 시기와 효능을 밝히는 동시에 백성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기록했어요.
<향약집성방>을 편찬하는 것이 쉽지 않았겠는데요.
10년 이상 투자하고 노력한 결과물이 <향약집성방>이에요. 세종은 즉위 3년이 되던 해에 명나라에 관리를 보내 중국의 약재를 구해오거나, 우리나라의 약재와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추진했어요. 동시에 각 도의 관찰사에게 약초를 조사하도록 명령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백 종이 넘는 약초에 관한 정보가 담긴 <향약채취월령>간행해요. 이런 노력 바탕 위에 <향약집성방>이 편찬되었고, 이것은 훗날 허준이 <동의보감>을 편찬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주게 됩니다.
<칠정산>이 무엇이고 왜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칠정산>은 조선이 만들어낸 시기와 시간을 계산하는 역법이에요. 고대로부터 국가 지도자는 천체의 움직임을 잘 알고 시기와 시간을 계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었어요. 하늘이 임금을 상징하는 주체이기도 했지만, 농업을 진흥하는 데도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에요.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재미있는 일이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 있어요. 일식이 일어나는 시간에 국왕과 신하들이 소복을 입고 하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했어요. 왜냐면 태양은 국왕을, 달은 신하를 의미해요. 그런데 달에 의해 태양이 사라지면 어떻게 받아들여지겠어요? 하늘이 새로운 나라를 원한다고 해석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세종 전까지 중국의 역법을 가져다 사용하면서 여러 오류가 발생했어요. 특히 세종 4년에는 일식이 예측한 시간보다 15분이나 늦게 진행되면서 세종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요. 그래서 세종은 서울을 기준으로 역법을 계산하는 <칠정산>을 제작하게 된 겁니다. <칠정산>은 원 수시력과 명 대통력을 바탕으로 계산한 내편과 아리바아 역법을 도입하여 계산한 외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칠정산>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선 당시 자신들이 사는 지역을 기준으로 정확한 역법을 계산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았서 한양을 기준으로 역법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은 조선이 뛰어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칠정산>을 위해 혼천의, 간의 등 여러 천문관측을 제작하고 사용하며 20년 동안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또한 현재와 비교하게 됩니다. 일제가 조선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서울 표준시보다 30분 빠른 동경 표준시를 적용했어요. 광복 이후 잠시 서울을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를 사용한적은 있지만 191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일본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표준시를 바꾸지 않는 것은 한 시간이 아닌 30분 단위로 차이가 나는 표준시를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지만, 씁쓸함이 묻어나는 것도 사실이에요.
향약집성방, 칠정산을 정리해보면 세종의 애민정신과 자주적인 나라를 운영하고자 했던 마음을 엿볼수있어요. 또한 이를 위해 10, 20년에 걸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음도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세종대왕의 덕을 너무도 많이 받고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우리는 감사함과 더불어 그 마음을 이어받아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의무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