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엄마를 잊지마시라
요즘 대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울지 않은 엄마가 있을까. 어떤 것보다 무서운 건 입벌리고 있는 자식들이란 말에 어깨가 묵직해졌다.
드라마를 보다보니 문득 제주 여성의 삶에 대해 궁금해졌다. 구글을 켜고 '제주도 모계사회'에 대해 검색했다. 무려 21년 전의 기사지만 인상 깊어 인용한다.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제주도 여성들은 생활력과 독립심이 강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돌 바람 여자가 많은 삼다도인 제주의 여성들이 생활력이 강한 이유가 예전에 어부인 남편이 바다로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면 남은 부인네들이 자식을 키우며 살아 남아야 했기 때문이란 설명도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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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성들의 강한 생활력은 다른 지방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입니다. 제주의 해녀(海女)를 잘 아시지요. 감귤이 제주도민의 주요 소득원이 되기 전인 1960년대 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해 얻는 수입이 전체 가정 소득의 3분의1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출처: 오래 살려면 제주도 여자처럼 살아라? 임형균 기자 / 2004.02.24]
한량인 남편과 자식 셋을 먹여 살리는 광례를 보며 생각해본다. 광례가 진정 워킹맘들의 시조새 아닌가. 돈 벌랴, 애들 키우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른 일하는 엄마. 점복 캐느라 아꾸운 내 새끼 돌보지 못하는 엄마의 애틋한 맘 누가 모르랴.
제주도 모계사회와 워킹맘의 공통점을 Claude 에게 물어봤다.
제주도의 모계사회와 현대 워킹맘 사이에는 여러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제적 주체로서의 역할: 제주도 전통 사회에서 여성들은 해녀로 일하며 가정 경제의 중요한 소득원이었습니다. 오늘날 워킹맘들도 가정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소득원 역할을 합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 제주 여성들은 바다에서 일하면서도 육아와 가사를 책임졌습니다. 현대 워킹맘들 역시 직장 생활과 가정 내 역할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강한 독립성과 자율성: 제주 모계사회의 여성들은 경제적 독립성을 바탕으로 상당한 의사결정권을 가졌습니다. 현대 워킹맘들도 자신의 경력과 가정에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합니다.
공동체 지원 체계: 제주도에서는 여성들이 서로 돕는 '괸당' 문화가 있었습니다. 오늘날 워킹맘들도 육아 공동체, 직장 내 지원 네트워크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 체계를 구축합니다.
사회적 인식과의 협상: 제주 여성들은 가부장적 제도 내에서도 자신들의 영역을 확보했습니다. 현대 워킹맘들도 여전히 존재하는 성역할 기대와 협상하며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통점은 시대와 환경이 달라도 여성들이 생계활동과 가정 돌봄을 동시에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전시켜온 지혜와 전략을 보여줍니다.
50일 뒤면 다시 일터로 돌아간다. 남편도 육아휴직에 들어갔으니, 내가 가장이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억지로 떼야하는 날이 다가오니 마음이 물에 젖은 솜이불 마냥 묵직허다. 자식이야 20년 뒤 결과적으로 엄마가 없어도 잘 크겠지만서도, 가장 귀중한 시간 크는걸 못본다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계속 찌르르 아프다.
하지만 내게 '일'은 밥벌이 그 이상이며 자아실현의 일부이다. 이를 육아와 같이 겸할 수 있을까? 분명 도전적일 것이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육아와 일을 분리된 것이 아닌 나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통합된 부분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생업과 양육이 어디 무 자르듯 똑 떨어지는 것이더냐.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자.
육아휴직이 정말 일만 쉬는 것이지 어디 내 발전을 가로 막았나? 절대 아니다. 육아의 경험은 나에게 새로운 관점과 능력을 개발하는 계기가 해준다. 내가 가진 전부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육아 과정에서 배우는 인내, 공감, 창의성, 위기관리 능력은 내가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것 뿐만 아니라 커리어 성장에도 큰 거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완벽'하려 하지 말자. '충분히 좋은'상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자. '되면 좋지만, 안되도 괜찮아.'라고 생각하자. 현실적인 균형을 추구하자. 자아실현의 걸림돌이라 생각했던 육아가 오히려 내게 큰 기회를 제공해줄지 모른다. 둘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나를 성장시킨다 생각하자.
광례가 그랬고, 수많은 제주 잠녀들이 그랬고, 현대의 수많은 워킹맘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시간이 지나가면 일하는 엄마인 나와, 육아하는 내가 적절히 섞여 발전한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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